[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유선 전송장비를 구입하는데 외산은 국산장비와 가격이 비슷한데 용량은 10배 가량 크다. 좀 더 빨리 정부가 투자했으면 돌아섰을 수도 있다."
"장비를 선도적으로 개발하기 위해서는 최소 3년의 시간이 걸리는데 그간 엄청난 투자가 집행된다. 하지만 막상 상용화하면 다 필요없고 가격을 중요시한다. 선행투자를 좀 더 많이 해야 한다."
민원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이 지난 24일 경기도 평촌 우리넷 본사에서 가진 '차세대 유선 네트워크 기술·산업 발전을 위한 현장소통 간담회'에서는 다양한 현장 목소리가 쏟아졌다.
이 같은 지적에 민원기 차관은 "5G라는게 무선망 고도화도 있지만 유선망 투자가 더 많이 이뤄져야 한다"며, "특히 장비산업이 위축돼 왔고 저희가 기대했던 것보다 해외 진출도 미진해 곧 5G 플러스 전략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이선우 KT 연구소장이 '차세대 네트워크 발전 방향'을, 이영로 NIA 기술지원본부장이 '차세대 네트워크 정책 추진 현황'을, 정재웅 아토리서치 대표 등이 중소기업의 네트워크 시장창출 성공사례 등을 발표했다.
이어, 네트워크 분야의 통신사·케이블, 네트워크 장비 분야 중소·스타트업 기업과 연구기관 등이 참석해 네트워크 시장 동향과 전망 및 성공사례를 공유하고 자유 토론을 이어갔다.
간담회에 참석한 중소 유선네트워크 장비업체 대부분은 한국의 유선 네트워크 장비분야가 위기에 빠져 있다는데 한 목소리를 냈다. 정부의 과감한 투자 및 기회 제공을 요청하는 목소리도 컸다. 무엇 보다 합리적인 절차를 통해 중소업체에 많은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장비업체 임원은 "1G에서 10G까지 오는데 국가 정책과제, 국가선도과제 등을 통해 상당히 많은 발전을 이뤘으나 현재 5G나 소프트웨어 등으로 가다보니 유선 예산들이 축소된 경향이 있다"며, "장비는 계속해서 대용량화되고 집적화되기 때문에 가격도 오르고 연구개발(R&D)비용은 늘어나는데 정부 예산은 줄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중소장비업체 대표는 "사업에 진출하려면 입찰을 해야 하는데 가격이 한 20% 정도고 제안평가 및 기술 등이 60~70% 수준으로 평가된다고는 하나 실제로는 다 필요없고 가격을 가장 중요하게 본다"며, "중소기업의 기술 투자 등 노력을 유도하려면 이 같은 부분의 평가도 올바르게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공기관 등에서 좀 더 국산 유선 장비를 쓸 수 있도록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됐다.
한 중소장비업체 대표는 "중소기업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정부 육성도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공공기관에서 중소기업적합제품을 보다 확대해 기회를 많이 줘야 한다"며, "중소기업이 못쓰는 장비를 넣겠다는게 아니고 문호를 개방해달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또 다른 중소장비업체 임원은 "공공기관에서 오히려 외산장비 업체를 지정해오라 말할 때도 있다"며, "최근 외산 장비 도입으로 토종업체 생존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통신사에서도 정부의 마중물 역활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선우 KT 연구소장은 "동반성장 프로그램을 많이 하는데,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기술 완성에서 매출을 올리기까지 중간에 어느정도 갭이 있다"며, "그런 부분들을 정책적 측면에서 메워주면 산업이 보다 잘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박찬웅 SK브로드밴드 부문장은 "10기가 인터넷 사업을 하면서 통신사 측면에서 좀 더 저렴하게 국산장비를 살 수 있고, 가입자에 들어가는 모뎀 가격도 4분의 1로 줄었고 품질도 좋다"며, "가격 경쟁력을 만드는데 있어 정부가 나서 마중물 역할을 했고, 장비사가 빠르게 만들어서 생태계가 만들어진 결과"라고 말했다.
이에 민 차관은 "국가선도과제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꼈다"며 "네트워크 예산 늘리는 등 5G 플러스 전략을 통해 네트워크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답했다.
김문기 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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