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한상연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의 기아자동차 사내이사 선임이 올해 정기 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라오면서 자연스레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선임 가능성까지 주목받고 있다.
그간 현대차가 3인 각자대표 체제를 유지해왔던 만큼, 올해 주총 이후 공석이 생기는 대표이사 한 자리에 정 부회장을 앉히는 안건이 상정되고, 이 경우 승계작업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의 기아차 사내이사 선임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현재 사내이사에 등재돼 있는 현대차의 대표이사로 선임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기아차는 3월 15일 오전 9시 본사 2층 대강당에서 정기주총을 열어 ▲2018년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사내‧사외이사, 감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안건을 다룬다.
이번 정기주총 안건 중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사내이사 선임이다. 정 부회장이 후보에 올랐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2010년 3월부터 9년간 기타비상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기아차의 사내이사가 된다는 것은 단순히 한 회사의 경영일선에 나서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현대제철까지 그룹 주력 4사의 사내이사로서 실질적으로 그룹을 총괄하는 구도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기아차 사내이사 선임 이슈가 부각되는 동시에 정 부회장이 현대차의 대표이사에 선임될 가능성에도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그룹 총괄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정 부회장에게 그룹 내 상징성이 가장 큰 현대차의 대표이사직을 맡길 것이란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로 그간 현대차의 대표이사 체제를 따져보면 정 부회장의 현대차 대표이사 선임 안건이 주총에 상정될 개연성이 높다.
현대차는 2012년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김충호 전 사장, 윤갑한 전 사장 등이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3인 각자대표 체제를 구축했다. 이후 2016년 1월 김 전 사장의 사임으로 2인 각자대표가 됐지만, 그해 3월 이원희 사장이 대표이사에 취임하며 다시 3자 각자대표 체제가 만들어졌다.
2018년 1월 말 윤 전 사장의 사임으로 또 다시 2인 체제로 돌아가는 듯했지만, 3월 하언태 부사장이 대표이사에 취임하며 3자 각자대표 체제를 유지했다.
수년간 3인 각자대표 체제를 유지하려는 경향이 나타나는 상황에서 이원희 사장의 임기가 올해 3월 10일로 만료되면서 정 부회장의 대표이사 취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정 부회장의 현대차 대표이사 선임 안건 상정에 대해 "현재로서는 알 수 있는 것이 전혀 없다"라며 "주총 안건이 구체적으로 나와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대표이사 취임은 현대차그룹 경영을 완벽히 틀어쥐는 것이나 다름없어 사실상 경영승계의 포석으로 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에 오르며 경영일선에 뛰어들었다. 동시에 올해 초에는 사장단 인사를 통해 6명의 부회장이 자리를 옮기거나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지난해부터 진행되고 있는 현대차그룹 내 세대교체가 사실상 정 부회장 체제를 공고히 하는 방향으로 진행되는 만큼, 경영승계의 일환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현대차 대표이사 취임 역시 승계의 맥락에서 읽힐 수밖에 없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정 부회장이 현대차의 대표이사에 취임한다고 해도 단순한 세대교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입장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현대차 대표이사에 선임된다고 해도 경영승계라는 의미보다는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세대교체의 일환으로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상연 기자 hhch111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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