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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핀테크 손 잡으면…대목 앞둔 빵집에 미리 자금수혈(종합)


금융위, 5개 핀테크 지정대리인 낙점…샌드박스와 별도 운영

[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 #상인 A씨는 3월 14일 화이트데이 대목을 앞두고 자금 융통에 애를 먹었다. 설탕과 포장지 등 사탕의 재료를 구매하려면 대출을 받아야 하지만, 금융사가 '한철 장사'를 담보로 받아주지 않아서다. 상인 A씨는 금융서비스 지정대리인 제도로 내년부터는 지난해 화이트데이 사탕 판매 기록으로도 대출이 가능하다는 점을 알고 가슴을 쓸어 내렸다.

앞으로 온라인 판매자들이 재고 물품과 장래 매출 등을 감안한 담보대출 심사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인공지능(AI)이 소액대출 고객의 금융정보를 모아 낮은 금리 상품으로 연결해주는 핀테크 금융서비스도 시행된다.

이 같은 지정대리인 제도는 금융혁신 샌드박스와는 별도로 운영돼 정부의 혁신금융 기조가 투 트랙으로 발전될 전망이다.

4일 권대영 금융혁신기획단장이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사 2차 지정대리인 선정에 대한 브리핑을 열고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허인혜 기자]
4일 권대영 금융혁신기획단장이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사 2차 지정대리인 선정에 대한 브리핑을 열고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허인혜 기자]

◆온라인플랫폼 사업자, 자금 융통에 윤활유…5개 핀테크 지정대리인 선정

4일 금융위원회는 2차 지정대리인으로 팝펀딩 등 5개 핀테크 업체가 선정됐다고 밝혔다. 지정대리인은 금융사에게만 허가했던 핵심 금융서비스를 핀테크 기업이 위탁해 직접 수행할 수 있는 제도다.

새로 선정된 핀테크 업체가 3곳, 기존의 서비스를 수정한 업체가 2곳이다. 신용대출과 동산담보대출, 보험 등의 분야에서 AI와 온라인 플랫폼,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사례가 꼽혔다.

이번 지정대리인 선정으로 자금 융통에 어려움을 겪었던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들이 재고자산과 장래매출채권을 담보로 대출심사가 가능하도록 개선된다. 팝펀딩과 기업은행의 합작이다. 권대영 금융혁신기획단장은 "동산 담보대출이 활성화되면 부동산 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위주의 금융 환경에도 변화가 일어난다"고 소개했다.

카드와 보험대출 심사도 간편해 진다. 신한카드와 크레파스솔루션이 맞손을 잡고 기존 금융정보가 부족한 해외거주자 등을 대상으로 하여 비금융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대출 심사와 카드 발급 심사를 수행토록 했다. 현대해상과 마인즈랩은 음성봇을 통해 보험계약대출의 심사와 실행을 원스톱으로 처리하는 서비스와 보험계약 완전판매 모니터링 서비스를 제공한다.

소액대출은 창구 상담이나 은행의 자체평가 없이 빅데이터를 활용해 자동심사가 가능한 서비스가 마련된다. 핑거, NH중앙회가 대출심사 절차 간소화를, SC은행이 비바리퍼블리카와 소액대출 신청시 머신러닝 기반의 실시간 대출심사 시스템을 갖췄다.

이미 금융사와 협업 관계를 맺은 핀테크사는 협업사를 추가, 변경하거나 같은 서비스의 내용을 수정하는 경우 패스트 트랙으로 우선심사했다. 비정형 부동산 담보가치를 산정하는 빅밸류와 대환대출 서비스의 피노텍이 지정됐다.

금융사와 핀테크기업은 지정신청서와 위수탁계약 내용에 따라 위탁기간(최대 2년) 동안 테스트를 진행하고 충분한 효과가 드러나면 금융사 인가나 서비스 매각 등을 추진한다.

◆샌드박스와 별도 운영…핀테크 '체급' 맞춰 자랄 환경 만든다

금융사 지정대리인 제도는 금융혁신 샌드박스와는 별도로 운영된다. 핀테크 업계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심사를 선택하라는 의도다.

금융규제 샌드박스는 모래 놀이터(sandbox)에서 따온 말로, 금융의 영역을 벗어나지 않는 한 각종 인허가 및 영업행위 규제를 한시적으로 면해주는 제도다.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로 인가를 받으면 일정 기간 규제를 풀어줘 해당 서비스를 빠르게 발전, 적용시키는 발판이 된다.

당국에 따르면 금융 샌드박스에 핀테크 기업 73개사, 서비스를 기준으로는 78개가 후보에 올랐다. 금융생활에 깊숙이 침투한 인공지능(AI) 로보어드바이저, 초개인화 자산관리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핀테크 사 콰라와 뱅크샐러드 등도 이름을 올렸다. 블록체인과 금융상품 비교 등 디지털과 빅데이터를 접목한 혁신 서비스도 눈에 띈다.

권대영 단장은 "금융혁신 시도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핀테크사가 보다 유연하고 가벼운 심사과정을 두드릴 수도 있고, 보다 포괄적이고 넓은 방향으로도 나갈 수 있기에 두 갈래를 동시에 운영한다"고 전했다.

소비자 보호에도 방점을 찍었다. 권대영 단장은 "소비자보호에 대해서는 금융사부터가 핀테크사가 상당한 수준의 보호장치를 갖추도록 요구한다"며 "예컨대 소상공인의 화재보험 가입여부나 창고 물품 관리 등 세밀한 부분도 살폈다"고 전했다.

한편 3차 지정대리인 신청은 이날부터 5월 7일까지 접수 받는다. 3차 지정대리인부터 자본시장 분야에서 지정대리인 제도 운영을 시작한다. 4차와 5차 서비스는 각각 올해 말과 내년 초로 예정됐다.

허인혜 기자 freesi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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