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LS전선이 올해 해외 시장별 맞춤 경영으로 시너지를 내는 '세계 경영'을 본격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본사와 해외 자회사간 협업을 통해 각 거점별 경쟁력 있는 제품을 선보이고, 이를 통해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 대만, 브라질 등 해저 시장에서 유럽 케이블 업체 제쳐
LS전선은 글로벌 해저 케이블 시장에서 이미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LS전선은 국내 최초로 브라질에 해저 케이블을 공급한다. 브라질의 전력망 운영 회사인 ISA CTEEP와 계약을 맺고, 브라질 남부 휴양지 산타카타리나 섬에 초고압 해저 케이블과 지중 케이블 약 100km를 공급한다.
브라질은 전력망이 노후됐으며 전체 발전의 60% 이상을 아마존강, 파라나강, 싱구강 등을 이용한 수력에 의존한다. 이에 가뭄이 들 경우 발전량 부족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현재 브라질 정부 차원에서 확충과 풍력과 태양광 등 전력 수급의 다변화 등을 모색하고 있어, 향후 전력 시장의 확대 가능성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독일의 대표적인 풍력발전 회사인 WPD사와 계약을 맺고, 2020년까지 윈린현(雲林縣) 앞바다 해상풍력단지에 66kV급 해저케이블 170km를 공급한다.
대만은 원전 가동을 중단하고 재생 에너지의 비중을 확대하기 위해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대규모 해상풍력단지 건설을 추진 중이다. LS전선은 이번 수주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만 해저케이블 시장에 성공적인 첫 발을 내디뎠다.
지난해 9월에는 국내 최초로 말레이시아 해저 케이블 시장에도 진출했다. LS전선은 말레이시아 북서부의 페를리스주와 랑카위 섬 사이 해저 28km, 최대 수심 20m 구간을 400억원 규모의 해저 전력 케이블로 연결한다.
LS전선 관계자는 "이러한 사업들 모두 유럽 등 글로벌 전선 업체들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승리했으며, 북미와 유럽, 중동 등에서 대규모 해저 전력망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한 경험이 큰 영향을 끼쳤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LS전선의 해저 케이블 제품의 품질과 사업 역량이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LS전선은 국내 유일의 송전급 해저 케이블 제조사로서, 유럽과 북미·남미, 아시아 지역 대형 해저 프로젝트에 제품을 공급하며 글로벌 톱3 회사로 자리잡았다.
◆핵심 역량을 바탕으로 전력 케이블 시장에서 우위 유지
지난해 10월에는 바레인 수전력청의 1억 2천555만 달러(한화 약 1천424억원) 규모 초고압 케이블 프로젝트를 턴키로 수주했다. 중동은 전세계 초고압 케이블 수요의 약 20%를 차지하는 중요한 시장이나, 저유가로 인해 수년간 대형 인프라 투자가 지연돼 왔다. LS전선 측은 "지난 10여년간 바레인의 주요 송전망 구축 사업들을 성공적으로 완수한 것이 이번 수주의 성공 요인"이라고 밝혔다.
또 세계 최대 풍력발전단지 조성사업 '혼시(Hornsea) 프로젝트 2'에 400kV 프리미엄급 케이블 등 약 350km의 초고압 케이블을 2021년까지 공급한다. 케이블의 본고장인 유럽에서 대표적인 신재생 에너지 사업을 수주했다는 점, 세계적인 신재생 에너지 기업인 외르스테드와 협력 관계를 맺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신규 시장 진출에도 적극적이다. 2018년 7월 서호주 전력청(Western Power)에 전력 케이블을 공급하기로 계약했으며, 6월에는 인도 생산법인(LSCI)이 안드라 프라데시주(州) 전력청에 4천만달러(약 440억원) 규모의 초고압 케이블 시스템 공급 사업을 수주했다. 4월에는 LS전선아시아가 싱가포르 전력청과 6천700만 달러 규모의 배전 케이블 공급 계약을 맺었다.
방글라데시에서도 AIIB 차관 프로젝트를 포함해 총 1억달러 이상을 수주했다. 방글라데시 전력청의 소규모 프로젝트들을 진행하며 신뢰를 쌓은 후 지사를 설립하고, 현지에서 본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거둔 성과다.
LS전선은 이미 시장 1위로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베트남에서도 매출 증대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베트남을 비롯해 주변 아시아 국가의 초고속 통신망 구축이 늘어나자 호찌민 LSCV 공장에 광케이블 생산설비를 증설했고, 부스덕트 생산 설비도 구축 완료했다.
미국은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전력 케이블 생산 법인(LSCUS)를 설립하고, 고부가 전력 케이블 시장 1위를 기반으로 중, 전압 전력 케이블까지 점유율 확대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 미국은 기존 노후 케이블의 교체 수요, 인프라 투자 확대와 신재생 에너지 개발 등으로 케이블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장이다.
◆통신 케이블, 전기차 부품 등 신규 시장 선점
LS전선은 전기차 부품 등 미래 사업과 유럽 통신 시장 등 신규 시장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먼저 기존 전력 케이블 중심의 영국 판매법인과 별도로 통신 케이블 중심의 판매법인을 프랑스에 설립하고, 지난해 약 1천300억원 규모의 통신용 광케이블을 수주했다. 2017년 유럽에서 거둔 수주 금액인 500억원을 두 배 이상 넘어선 규모다.
또 유럽 통신 시장의 성장세에 대응하기 위해 폴란드 공장 일부에 광케이블 설비를 도입, 올 4월부터 생산에 들어간다. 국내와 베트남에 이은 LS전선의 3번째 광케이블 생산 라인으로, 연간 약 300만f.km(1파이버 킬로미터=광섬유 1심의 길이)의 제품을 생산한다.
지난 2017년 11월에는 폴란드에 전기차 배터리 부품 생산법인(LS EV Poland)을 설립했다. 국내 전선업체로는 최초의 유럽 생산법인이다. 유럽 완성차와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전기차 관련 사업에 본격 진출함에 따라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최근 베트남 케이블 시장 1위인 LS전선아시아를 통해 현지 투자를 확대하고, 인도네시아에도 합작법인을 설립 하는 등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아세안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LS전선은 지난해 11월 미얀마에서 전력 케이블 공장(LSGM) 준공식을 가졌다. LS전선은 2017년 11월 약 2천200만 달러(약 250억원)를 투자해 미얀마 최대의 경제도시 양곤 인근 틸라와(Thilawa) 경제특구 6만6천㎡(2만평) 부지에 1만9천800㎡(6천평) 규모의 공장 건설을 시작했다.
미얀마는 빠른 산업화와 도시화로 전력 케이블 시장이 연평균 10% 이상 성장하고 있으나, 송전 인프라에 쓰이는 가공 케이블은 100%, 고압(HV)과 중압(MV), 건축용(LV) 등을 포함한 전체 전력 케이블은 60% 이상을 수입하고 있다. LSGM은 미얀마의 최대 규모의 전력 케이블 공장으로, LS전선은 전력청과 건설사 등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강화해 현지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LSGM은 우선 가공 케이블과 건축용 케이블을 생산하고, 향후 MV와 HV 케이블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윤선훈 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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