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카드사들이 종이 영수증 감축에 나섰다. 핀테크 업체와 손을 잡고 전자 영수증을 활성화하는 한편, 일정 금액 이하로 결제한 고객에 한해 영수증 발급 여부를 선택할 수 있게 한다. 갈수록 부담으로 작용하는 영수증 발급 비용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핀테크 업체와 손잡고 전자 영수증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페이 측에 따르면 하나카드와 롯데카드도 곧 전자 연수증과 관련한 제휴를 맺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바일 앱으로 전자 영수증 발급…특정 금액 이하로 결제하면 지급 선택권 부여
KB국민카드는 다음 달부터 소비자가 5만원 이하의 금액을 카드로 결제하면 영수증 발급 여부를 택하는 '카드 매출전표 선택적 발급' 제도를 시행한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회원용과 가맹점용 각 1매씩 발급되던 매출전표가 가맹점용 1매만 발행되고, 회원용은 고객 요청 시에만 발급된다.
현재 단말기 업그레이드가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다음달부터 시작해 내년 1월에는 가맹점 전체에 전면 시행하는 것이 목표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그동안 단말기 한계로 인해 시행이 어려웠으나 프로그램 업그레이드 작업 통해 이를 해결했다"며 "한 단말기로 여러 카드로 결제가 가능한 만큼 다른 카드사들도 활용이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KB국민카드 측은 이를 통해 현재 발행되는 영수증의 90%를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신용카드와 체크카드의 평균 건당 결제금액은 각각 4만3천89원, 2만2천471원으로, 건당 이용금액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
◆지난해 영수증 발행비용 561억원
카드사들의 종이 영수증 감축 노력 이면에는 갈수록 늘어나는 영수증 발급 비용이 존재한다.
지난 9일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4년 간 카드(체크·신용) 결제에 따른 영수증 발급 비용은 2015년도 488억9천여만원에서 2018년도 560억9천여만원으로 늘었다. 영수증 발급 건수도 2015년 102억8천만건에서 2018년 128억9천여건으로 늘어났다.
고 의원은 "점포에서 소비자가 종이 영수증을 버려달라는 경우가 대다수인데다, 소비자가 영수증을 챙기더라도 대부분 휴지통에 버리기 때문에 개인정보가 유출될 우려가 있다"며 "여기에 자원 낭비로 인한 사회적 비용도 크다"고 지적했다.
종이 영수증 발급 비용을 카드사가 대는 만큼, 늘어나는 발행액은 카드업체들의 부담으로 작용한다. 현재 영수증 한 장을 인쇄하는 데 드는 비용은 약 7원 정도지만, 수백억장이 쌓이면 그 비용도 무시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현재 카드업계는 카드수수료 이슈 등으로 수익이 줄어들면서 전면적으로 비용 감축에 나서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법으로 정해진 건 없지만 신용카드 단말기가 보급되면서 카드사가 종이 영수증 발급 비용도 떠안게 됐다"며 "낭비 소요가 큰 만큼 업계가 종이 영수증 발행 비용을 줄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종이 영수증 발급을 줄이기 위해선 영수증 발급을 의무로 규정한 부가가지세법을 개정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행 부가가치세법 36조에 의하면 공급자가 재화나 용역을 소비자에게 판매할 경우 영수증을 발행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최근 카드결제 영수증 발급을 꼭 종이로 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11일 고 의원에 따르면 기재부는 "부가가치세법에서는 영수증의 발급형태에 대해 별도의 제한을 두고 있지 않아 영수증을 전자적으로 발급한 경우 종이영수증을 출력하지 않거나, 출력 후 교부하지 않더라도 법을 위반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석했다.
한편 기재부 관계자는 영수증 발급 의무화 관련 규제에 대해 "추후 논의가 이뤄져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서상혁 기자 hyu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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