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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쿠팡, '과도한 견제'로 눈살…공정위 제소에 '난감'


배민·위메프·LG생활건강, 공정거래법 등 혐의로 쿠팡 신고…"이미지 타격"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미래 유통시장의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온·오프라인 유통업체 간 가격전쟁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쿠팡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부적절한 행위를 벌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같은 쿠팡의 일탈에 뿔이 난 업체들은 앞다퉈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며 불만을 표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배달의민족을 시작으로, 이달 5일 LG생활건강, 16일 위메프가 연이어 '쿠팡'을 공정위에 신고했다. 쿠팡이 공정거래법, 대규모유통업법 등을 위반했다는 판단에서다.

배달의민족은 쿠팡이 배달 시장 진입을 시도하면서 초기 가맹점을 늘리기 위해 높은 매출을 올리는 가맹점을 대상으로 계약 해지를 유도했다고 판단해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신고했다. 또 영업 기밀 유출과 관련해 쿠팡을 상대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배달의민족은 쿠팡이 '배민라이더스'의 매출 상위 50개의 음식점 리스트를 입수해 해당 업주들을 상대로 불공정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사진=쿠팡]
[사진=쿠팡]

이에 대해 쿠팡 관계자는 "공개된 정보를 바탕으로 시장 조사를 진행했다"며 "새롭게 배달시장에 진입하려 노력했던 것을 두고 이렇게 대응하는 것은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위메프는 대규모유통업법과 공정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쿠팡을 신고했다. 쿠팡이 위메프의 가격 인하를 방해하고, 납품업체에 상품 할인비용을 부당하게 전가하는 등 불공정거래 행위를 했다는 이유에서다.

위메프는 지난 4월 30일 생필품 최저가 판매를 선언하며 '쿠팡보다 비싼 가격에 상품을 구매할 경우 차액 2배 보상' 정책을 내세워 공격적으로 가격 전쟁에 나섰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주요 납품업체가 특별한 이유도 없이 상품 공급을 중단하고 판촉 지원을 거절하는 사례가 벌어졌다. 이를 두고 위메프는 자사의 초저가 공세로 매출 감소를 우려한 쿠팡이 해당 업체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위메프는 '최저가 선언' 후 상품 가격을 낮추자, 가격 인하로 인해 발생한 이익손실분을 쿠팡이 납품업체에 부담시킨 사례도 있다고 주장했다.

위메프 관계자는 "쿠팡이 배송서비스 등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것처럼, 위메프는 고객 만족의 핵심을 '가격'에 두고 투자하고 있다"며 "쿠팡은 판촉비를 납품업체에 부담시켜 경쟁사 판촉을 중단시키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최저가 쇼핑 기회도 박탈된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논란에 납품업체인 LG생활건강까지 가세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 5일 공정위에 대규모유통업법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쿠팡을 제소한 상태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대규모유통업자인 쿠팡이 상품 반품 금지, 경제적 이익 제공 요구, 배타적 거래 강요 금지 등 대규모유통업법 위반을 일삼았다"며 "쿠팡은 이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주문을 취소하고 거래를 종결하는 등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쿠팡 관계자는 "위메프, LG생활건강 등 공정위 제소 건과 관련해 현재까지 전달받은 내용이 없다"며 "납품업체에 할인 비용을 전가하는 행위 등은 내부 방침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공정거래법은 시장지배적 위치에 있는 사업자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거래 상대방의 사업 활동을 방해하거나 배타적 거래를 강요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해당 상품이 직매입일 경우에는 대규모유통업법이 적용된다. 쿠팡은 직매입 비중이 90%, 마켓플레이스가 10% 정도다.

또 불공정 거래 행위로 공정거래법이나 대규모유통업법을 위반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5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신고 건은 모두 서울사무소 관할로, 이와 관련해 확인해 줄 수 있는 것은 현재로선 없다"며 "혐의가 있다면 조치를 할 것이고, 아니라면 무혐의 처분을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온·오프라인 유통업체 간 가격전쟁이 격화할수록 이런 불공정거래 사례가 더욱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다"며 "출혈 전쟁이 심해질수록 앞으로 부작용도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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