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SK디스커버리가 시장의 전망과 달리 SK건설 주식 전량을 매각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SK디스커버리가 SK건설 지분 매각을 통해 확보한 실탄을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사용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SK디스커버리는 보유 중인 SK건설 지분 997만 989주(SK건설 총 주식수 기준 28.25%)를 전량 기관투자자(FI)에 매각하기로 했다. 매각가격은 주당 3만500원, 총 처분금액 3천41억원이다. 이로써 SK디스커버리는 출범 1년 6개월여 만에 지주회사 체제를 완성하게 됐다.
매각 방식은 PRS(Price Return Swap, 주가수익스왑)이며 매각 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다. PRS는 거래된 자산을 기초자산으로 삼아 맺는 파생상품계약으로 투자자가 해당 기초자산을 처분할 경우 매각액과 최초 매수액의 차액을 정산하는 방식이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는 계열사가 아닌 기업 주식을 5% 이상 보유할 수 없도록 돼 있다. SK디스커버리는 SK㈜가 44.4%를 보유한 SK건설 지분 28.3%를 보유하고 있다보니 SK건설 지분을 매각하든지, 매입해야 했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SK디스커버리가 SK건설 지분을 매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SK건설은 지난해 말 조기행 부회장·안재현 사장 각자 대표체제에서 안 사장 단독체제로 전환됐는데, 물러난 조 부회장은 최태원 SK 회장 측근이며 안 사장은 최창원 부회장의 측근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창원 부회장은 지난 2000년부터 2013년까지 SK건설을 직접 이끌며 많은 애착을 보여 오면서다.
하지만 돌연 SK디스커버리가 SK건설 지분을 매각하면서 매각대금 활용방안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SK디스커버리는 SK건설 지분 매각으로 확보한 3천억원의 자금을 차입금 상환 및 신규사업 투자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더해 현재 SK디스커버리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으로 885억원 가량을 보유 중이다.
최 부회장은 최근 5년간 100억원에 이르는 배당금을 확보한 데 이어 작년 부동산 개발 자회사인 SK D&D 보유지분 24%(387만7천500주)를 한앤컴퍼니에 매각, 총 1천706억원을 확보했다. 최 부회장까지 나서서 SK디스커버리 유상증자에 참여, 아시아나 인수전에 들어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물론 아시아나 지분 인수가격이 1조원대로 알려지면서 SK디스커버리가 인수자금을 직접 부담하기가 다소 버겁다. 다만 사모펀드와 함께 코웨이를 인수한 웅진그룹의 사례처럼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아시아나의 통매각이 아닌 분리매각으로 갈 경우 인수금액은 더욱 낮아진다.
시장에서도 아시아나항공 매입 기대감에 SK디스커버리와 우선주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후 2시3분 기준, SK디스커버리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8.05% 증가한 2만8천200원을 기록했다. SK디스커버리 우선주는 4.14% 증가한 1만7천600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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