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금융통화위원회 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추가 금리인하에 대해서는 대외 여건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지켜보고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한국은행은 서울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8월 기준금리를 1.50%로 동결했다.
이 총리는 금통위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현 시점에서는 대외여건의 전개상황과 영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추가완화 여부는 앞으로 입수되는 지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금통위에서는 조동철, 신인석 위원이 0.25%p 인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소수의견을 나타냈다.
◆ 추가 금리인하는 종합적으로 지표 확인하고 결정
올해 들어 미중무역 분쟁이 악화되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고, 많은 나라들이 보호무역기조를 강화함에 따라 글로벌 교역이 위축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브렉시트, 유로존 국가의 포퓰리즘 정책, 일부 신흥국의 금융위기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작용하다보니 세계경제의 침체 가능성이 부쩍 제기되는 상황이다.
국내에서도 기준금리 추가 인하 기대가 크게 높아졌다.
이 총재는 "우리 경제도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어 완화 기조를 유지하겠다"면서도 "완화의 정도가 어디까지 갈지는 예단해서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분쟁이 좀처럼 타결되지 못하고 있고, 여러 군데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나타나면서 대외 여건이 한국 경제에 상당한 부담을 두고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이 총재는 "현재로서는 대외 여건의 변화가 성장이나 물가 흐름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에 앞으로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강조했다.
대외 리스크 요인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국내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종합적으로 보고 지표를 확인해가면서 정책을 펴나가겠다는 설명이다.
앞으로의 경제상황에 따라 필요 시 대응할 수 있는 어느 정도의 통화정책 여력은 갖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정책 금리 조정을 0.25%p(25bp)보다 낮게 할 경우 조정에 따른 충격은 줄일 수 있지만 실물경제나 금융시장에 의도한 만큼의 효과를 주기 어렵기 때문에 앞으로도 기준금리 조정 폭은 25bp로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 한일 수출분쟁 영향, 일본 움직임 보고 판단할 것
한편 한국과 일본 간의 경제 밀도, 연관성을 감안해보면 양국의 갈등은 국내 경제에 적지 않은 부담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이 총재는 지난 28일 시행된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가 어떤 영향을 줄지는 현재 예단하기 어렵다고 봤다.
그는 "직접적 영향을 받는 범위가 어디까지일지 실제 현장에서 규제의 시행이 어떤 강도로 이뤄질지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라며 "일본의 움직임을 보고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에 진출한 일본계 금융기관의 자금유용이나 일본계 자금의 유출입 형태에는 아직 큰 변화가 없으며, 외환 부분에 미치는 영향도 뚜렷히 나타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했다.
이번 금통위의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 주의 깊게 살표볼 요인으로 일본 수출규제가 빠지고 지정학적 리스크가 등장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지난달 상황과 비교해보면 홍콩시위 격화, 브렉시트 노딜 가능성, 이탈리아 연정 불안 등 지정학적 불안요인이 크게 늘어났다"며 "일본 하나만을 언급할 게 아니라 그보다 더 큰 지정학적 요인이 많이 생겼기 때문에 이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쓴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마이너스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해서는 일시적인 기저효과 때문이며 디플레이션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그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 이맘때 폭염으로 급등한 데 따른 기저효과 및 최근 석유류 가격 하락에 따라 일시적으로 0% 내외로 상당폭 낮아질 수 있을 것"이라며 "2~3달 정도는 마이너스를 나타낼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기저효과 영향이 크기 때문에 연말 쯤 가면 기저효과가 사라지면서 물가상승률이 빠르게 반등하며 내년 초에는 1%대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이 총재는 "이런 공급적인 측면의 요인을 제외한 기조적인 흐름의 물가는 여전히 1%대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어 디플레이션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라며 "디플레이션은 가격 하락이 상품과 서비스 전반에 거쳐 지속적으로 나타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올 7월까지 순유입기조를 유지해왔고 8월 들어 채권에는 돈이 들어왔으나 주식에서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되면서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 총재는 "우리 경제의 강점인 대외건전성이 양호한 점을 감안해보면 외국인 자금이 급격히 유출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또한 최근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상승했는데 기준금리 결정에 환율변동이 직접적인 고려요인은 아니며, 환율변동 그 자체보다는 그것이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통화정책에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다운 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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