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초고화질(UHD) 방송을 이유로 황금대역이라고 일컬어지는 700Mhz 주파수를 무료로 할당받은 지상파3사가 올해 상반기 기준 UHD의무편성 비율을 준수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UHD 의무편성 비율은 전체 방송시간의 15%에 해당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변재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통해 올해 6월까지 지상파 3사의 UHD 프로그램 편성비율은 KBS1TV가 13.7%, KBS2TV가 11.4%, MBC가 10.5%, SBS가 12.7%를 달성했다고 30일 발표했다.
앞서 방통위는 국민 누구에게나 양질의 콘텐츠를 차별없이 제공하겠다는 취지에서 무료보편서비스인 지상파방송에 UHD를 도입했다. 방통위는 지상파 UHD 방송국 허가조건으로 UHD 의무편성비율을 부여하였다. 지상파 UHD 의무편성비율은 2017년 5%, 2018년 10%, 2019년 15% 이상으로 해마다 UHD 방송시간이 증가하도록 정했다.
그러나 지난해 KBS1TV와 대구MBC, 대전MBC 등 3개 방송사업자는 지난해 UHD 의무편성비율인 10%를 달성하지 못해 방통위로부터 시정명령 조치를 받았다. 각 방송사의 UHD 편성 비율은 KBS1TV 8.5%, 대구MBC 9.3%, 대전MBC 9.3%에 그쳤다.
방통위는 이들 방송사에 2018년 UHD 프로그램 편성비율 미준수와 같은 사실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 허가조건으로 부가된 '올해 UHD 프로그램 편성비율을 준수'하라는 시정명령을 부과했다.
다만, KBS, MBS, SBS도 올해 의무편성 비율을 달성하지 못하면 방통위로부터 시정명령을 부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게 되면 KBS1TV의 경우 2년 연속 허가조건 위반으로 방통위는 5천만원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변 의원 측은 지상파방송사들이 의무편성비율을 지키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방송광고시장 위축으로 인한 경영난으로 재정상황이 점점 악화되고 있다고 지목했다.
지상파3사의 2018년도 당기순손익을 보면 KBS와 MBC는 각각 321억원, 1,094억원씩 적자였고 SBS도 전년대비 약90% 급감했다. 게다가 매출액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광고매출액도 매년 줄고 있어 지상파 방송사들이 UHD 방송에 적극적인 투자를 할 수 없는 실정이다.
지상파3사는 UHD 시설투자 이행률도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8월말을 기준으로 지상파3사는 시설투자 계획 대비 20%의 실적을 보였다. 지상파 3사가 방통위에 제출한 지난해 UHD 시설투자 계획은 530억원이었으나 실제 투자는 106억원에 그쳤다. 또한 올해 8월 말 기준 지상파3사의 UHD 시설투자 이행률은 지난해보다 더 떨어져 20%를 기록했다.
변재일 의원은 "지상파방송사업자들이 UHD 방송을 위해 황금주파수라고 일컫는 700Mhz 대역을 무료로 할당받았으나 정작 UHD 편성, 투자실적은 저조하다. 뿐만 아니라 지상파 직접수신 가구 비율이 4%대에 불과한 상황에서 지상파UHD 채널이 유료방송에 재송신도 되지 않아 실제 지상파 UHD를 시청하는 국민은 극소수에 불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변 의원은 "일본은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8K UHD 실험방송을 실시할 예정이고 글로벌 TV시장을 좌우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8K TV 경쟁에 돌입한 상황"이라며 "12월 수도권 지상파 UHD 재허가를 앞둔 만큼 지금까지의 우리나라 지상파 UHD 추진 정책을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문기 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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