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가정간편식(HMR)' 시장에 뛰어들었던 빙그레가 관련 사업을 잠정 중단했다. 경쟁업체들에게 밀려 사실상 론칭 2년여 만에 사업을 접은 셈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빙그레는 올 상반기를 목표로 HMR 브랜드 '헬로빙그레' 리뉴얼 작업을 진행하려고 했으나, 예상보다 저조한 실적을 보이자 이를 전면 중단했다. 올 초 브랜드 리뉴얼을 위해 대형마트·기업형 슈퍼마켓(SSM)·온라인몰에서 판매되고 있던 '헬로빙그레' 제품 철수와 동시에 생산도 중단해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지 않은 상태다.
빙그레 관계자는 "HMR 제품이 전반적으로 잘 안돼 올 봄쯤 일단 생산을 중단한 상황"이라며 "OEM(주문자제조상품) 방식으로 제품을 납품받아 운영했기 때문에 생산 중단에 따른 피해는 없었다"고 말했다.
'헬로빙그레'는 지난 2017년 7월 론칭된 브랜드로, 덮밥·죽·냉동볶음밥 등의 제품을 선보였다. 빙그레는 그동안 빙과·우유 등을 주력 사업으로 펼쳤지만, 시장이 정체기를 맞자 신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헬로빙그레'로 HMR 시장에 뛰어들었다. 또 사업을 키우기 위해 마케팅담당 내 HMR 전담팀도 신설해 사업 확장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결과는 참패였다. '헬로빙그레'는 론칭 후 누적 매출이 11억 원에 불과했다. 이는 1천억 원대 매출을 기록 중인 CJ제일제당과 비교하면 저조한 성적이다. 이 같은 부진은 CJ제일제당·오뚜기·대상·풀무원·동원F&B·롯데푸드·한국야쿠르트 등 식품업체뿐만 아니라 '피코크·노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는 이마트 등 대형마트와 백화점, 온라인몰까지 뛰어들면서 시장 경쟁이 격화된 탓이 컸다.
이로 인해 빙그레는 '헬로빙그레'로 볶음밥에 이어 브런치·건강밥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판매 채널도 확대하려고 했지만 계획을 전면 중단했다. 브랜드 콘셉트도 변화를 줄 계획이었지만, 구상 단계에서 모든 작업을 멈췄다. 기존 HMR 전담팀도 '헬로빙그레' 대신 올해 6월 새롭게 선보인 여성 건강기능식 '비바시티' 안착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빙그레가 빙과·우유업체로 너무 각인이 돼 있는 데다, HMR 시장에서 '헬로빙그레'를 떠올릴 만한 히트 제품을 내놓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실패 요인으로 보인다"며 "HMR 사업에 대한 노하우 없이 시장에 뛰어든 탓에 판매처 확보뿐만 아니라 소비자들 사이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구축하는 것도 쉽지 않았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빙그레 관계자는 "'헬로빙그레'를 유지할 지, 다른 브랜드로 할 지는 모르겠지만 향후 브랜드 리뉴얼을 통해 다시 HMR 사업을 시도할 계획은 있다"면서도 "아직 브랜드 리뉴얼을 언제할 지 기약은 없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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