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세단의 반란이 시작됐다. 최근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대세로 자리 잡고 있는 자동차 시장에서 세단이 반격을 꾀하고 있어서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연말 그랜저와 K5를 출시를 예고하면서 세단 시장도 들썩이는 분위기다.
4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번 달 그랜저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을, 기아차는 12월 K5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을 선보인다.
업계에서는 그랜저와 K5가 시장에서 얼마나 반응을 얻을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그랜저와 K5 판매 추이가 세단에 대한 수요를 판단할 수 있는 지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9월 SUV가 월 판매량에서 최고 기록을 세우며 처음으로 세단을 앞지른 바 있다. 9월 국내에서 SUV 판매량은 4만7천997대로 세단(4만6천812대)보다 1천185대 더 팔렸다.
지난해만 해도 세단이 SUV보다 월 1만 대 이상 판매됐지만 분위기가 바뀌는 추세다. 10년 전만 해도 세단이 SUV보다 5배가량 많이 팔렸는데, '세단=고급차'라는 인식의 변화가 생긴 것이다.
현대차 신형 그랜저 '더 뉴 그랜저'에서 가장 주목되는 점은 '디자인'이다. 신형 그랜저는 페이스리프트 모델임에도 사실상 풀체인지 수준의 변화를 선보일 예정이다. 외관 디자인은 물론 새로운 기능을 업그레이드해 신차에 가까운 변화가 예상된다.
현대차는 그릴과 헤드램프를 통합하는 혁신적인 디자인을 선보이며 도전적인 시도를 꾀했다. 대부분의 차량이 그릴과 헤드램프가 명확히 나뉘어 있지만, 통합형 디자인으로 구현했다. 전면부를 일체형 디자인으로 구현한 것은 현대차 양산차로는 처음이다.
그릴은 보석 모양의 '파라메트릭 쥬얼' 패턴이 적용됐다. 주간주행등(DRL)은 신형 쏘나타에 최초 탑재된 '히든 라이팅 램프'가 적용돼 시동이 켜 있지 않을 때는 그릴의 일부가 돼 보이지 않지만, 시동을 켜 점등하면 전면부 양쪽에 별이 떠 있는 듯한 모습을 구현한다.
차체는 전장이 4천990mm로 60mm 늘어나 웅장해졌다. 휠베이스(축간거리)는 40mm, 전폭은 10mm 늘어나 내부 공간이 보다 여유로워졌다.
안전사양도 최첨단으로 업그레이드됐다. 전방 충돌방지 보조·교차로 대항차 기술이 현대차 최초로 적용됐다. 교차로에서 좌회전할 경우 마주 오는 차량과 충돌하지 않도록 위험을 방지해주는 기술이다.
또한 운전자가 방향 지시등을 켜면 후측방 영상을 클러스터에 표시해 안전한 주행을 돕는 '후측방 모니터', 정차 후 후측방 접근 차량을 감지하면 뒷좌석의 문을 잠그고 경고해주는 '안전 하차 보조', 스마트키를 이용해 차량을 앞·뒤로 움직여 협소한 공간에서도 주차와 출차를 편리하게 하도록 돕는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등 최첨단 편의 및 안전사양이 적용됐다.
기아차는 12월 3세대 신형 K5를 출시한다. K5 역시 디자인에 많은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K5는 이번에 '역동성의 진화'라는 콘셉트로 과감하고 강렬한 디자인을 보여줄 예정이다.
기아차는 "3세대 신형 K5는 혁신을 넘어선 혁신으로 진화한 미래형 세단"이라며 "1세대가 대한민국 자동차 디자인의 역사를 다시 썼다면 3세대는 글로벌 시장에서 국산차의 뛰어난 디자인을 널리 알리는 차량이 될 것"이라고 자부하기도 했다.
가장 많은 변화가 느껴지는 곳은 전면부다. 기존에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 등 분리돼 있던 배치 형식을 바꿔 유기적으로 연결했다. 기존 타이거 노즈(호랑이 코)에서 타이거 페이스(호랑이 얼굴)로 진화했다는 설명이다.
타이거 페이스는 기아차의 차세대 디자인의 방향성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는 이를 향후 출시되는 신차에도 순차 적용할 예정이다.
실내는 '운전자 중심의 미래지향성'을 콘셉트로 디자인됐다. 대시보드부터 문까지 연결되며 차량 내부 전체를 가로지르는 수평적 가니쉬를 통해 실내 공간을 넓게 느낄 수 있도록 했고, 클러스터와 AVN(오디오, 비디오, 내비게이션)까지 입체적인 디스플레이를 통해 미래적인 이미지를 구현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SUV가 대세로 굳혀지고 있는 상황에 그랜저와 K5가 기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한다면 의미가 남다를 것"이라며 "특히 이번 신형 모델들이 디자인에 힘쓴 만큼 흥행 여부에 따라 완성차업계가 향후 전략을 세우는 데 참고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민지 기자 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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