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모바일 게임의 자체 PC 버전 출시가 국내 게임업계 트렌드로 안착할 전망이다. 론칭이 임박한 '리니지2M'에 이어 넥슨 역시 'V4'의 PC 버전을 제공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모바일 게임을 PC로 플레이하게 해주는 앱플레이어가 대중화되면서 게임사들의 전략까지 점차 진화하는 양상이다.
2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대표 이정헌)은 신작 V4의 PC 버전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회사 측은 지난 24일 공식 카페 소통 채널에서 주요 콘텐츠 업데이트 계획과 함께 "V4 PC 버전이 곧 공개될 예정"이라는 소식을 전했다.
앞서 박용현 넷게임즈 대표는 V4 출시 전 기자들과 만나 "V4의 PC 버전을 고민 중"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러한 계획이 고민 단계를 넘어 실행 단계에 이른 것이다. 특히 넥슨은 자체 앱플레이어가 아닌 V4 PC 클라이언트 출시를 고려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PC 온라인 게임과 같은 형태로 V4를 추가로 선보인다는 의미다.
넥슨 관계자는 "모바일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을 앱플레이어를 이용해 PC에서 플레이하는 이용자가 많다"며 "V4는 출시 전 단계부터 PC 온라인 버전에 대한 고민을 했고 별도로 PC 버전 역시 개발해왔다"고 설명했다.
오는 27일 국내 출시를 앞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M 역시 PC로 플레이할 수 있는 자체 게이밍 플랫폼 '퍼플'이 함께 제공될 예정이다. 퍼플은 4K 화질, 60프레임 등 쾌적한 환경에서 리니지2M을 즐길 수 있는 플랫폼으로 연합 채팅 및 보이스 채팅 등 각종 커뮤니티 시스템도 제공한다. 회사 측은 기존 앱플레이어 역시 차단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리니지2M과 V4는 서비스사가 외부 앱플레이어가 아닌 자체적으로 모바일과 PC 버전을 연동한 사례로, 향후 모바일 MMORPG를 출시하는 게임사들 역시 이러한 트렌드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모바일과 PC 게임의 경계가 무너지는 건 앱플레이어의 등장이 이뤄낸 변화다. 앱플레이어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가상으로 PC에 구현한 에뮬레이터로 구글플레이 등의 오픈마켓에서 제공되는 게임 앱을 구동하게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퍼즐이나 러닝 게임과 같은 캐주얼 게임이 주로 인기를 끌던 초기 시장에는 앱플레이어가 대두되지 못했으나 역할수행게임(RPG) 장르가 대두된 2010년대 중반부터 입소문을 타고 앱플레이어가 전파되기 시작했다.
발열 및 배터리 문제 등 해결을 위해 블루스택, 녹스 등 앱플레이어를 활용해 PC에서 게임을 즐기려는 이용자층도 늘어났다. 관련 시장이 커지면서 각종 앱플레이어들이 우후죽순 한국에 진입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 앱플레이어는 불편한 이용자인터페이스(UI), 최적화되지 않은 시스템 등의 문제가 종종 발생하면서 이용자의 피로감이 누적됐다. 앱플레이어로 발생한 문제를 게임사에 탓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러한 시장의 변화가 반영되면서 게임사들이 자사 모바일 게임에 최적화된 PC 버전 및 자체 앱플레이어를 내놓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초기에는 게임사들이 앱플레이어로 모바일 게임을 실행하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으나 변화된 시장의 요구에 아예 자체 앱플레이어를 내는 게임사들이 생겨나고 있다"며 "모바일과 PC 플랫폼의 연동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영수 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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