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언이 D램 가격담합 혐의를 인정하면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법무부 조사 결과가 인피니언에 국한돼 있어 이를 두고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미 법무부가 지난 2002년부터 조사해온 세계 주요 D램업체들의 가격 담합 혐의는 인피니언을 비롯, 마이크론, 삼성전자, 하이닉스가 2001∼2002년 사이 D램 생산을 줄이면서 가격을 끌어올렸다는 것이 핵심 골자.
독일 D램 업체 인피니언이 이를 인정, 벌금을 내기로 함에 따라 미국측 담합 조사도 탄력을 받게 됐다. 아울러 같은 조사 대상에 올랐던 삼성전자, 하이닉스도 '담합 공세'를 피해가기 어렵다는 관측 속에 국내 업체에 대해서는 혐의를 뒷받침해줄 만한 근거를 찾지 못한 게 아닌가 하는 해석도 나오고 있는 것. 상대적으로 파장이 축소될 수 있다는 낙관적 기대도 고개를 들고 있다.
실제로 '가격 담합' 여부는 결과에 따라 막대한 벌금으로 이어질 수 있어 수익성 악화는 물론 대외 신인도 등에 타격을 받는 등 해당 업체에는 적잖은 부담이 돼왔던 대목.
인피니언이 담합 혐의를 인정하면서 내게 될 벌금액수는 총 1억6천만달러(한화 1천800억원)로 미국 반독점 위반 등에 따른 부과액으로는 세 번째로 큰 규모다. 담합조사에 대비한 충당금 부담으로 적자를 기록했을 정도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도 당장 인피니언 소식에 주가가 하락 하는 등 부담으로 작용했다. 16일 장중 한 때 2% 가까이 올랐던 삼성전자 주가는 상승폭이 0.41%까지 둔화, 거래를 마감했다. 하이닉스도 비메모리 사업 매각부담 완화 등 희소식에도 불구하고 2% 가까이 하락했다.
그러나 이번 판결은 가격 담합이 여러 업체가 개입되는 것인데 반해 결과가 인피니언에만 그쳤다는 점, 당초 우려했던 벌금 규모보다 상대적으로 부과규모가 낮아진 점 등으로 우려했던 것보다 파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해당업체 반응도 크게 우려하지 않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충당금을 설정할 이유가 없다. 조사에 충실히 응할 것"이라는 입장이고 하이닉스는 최근의 기업설명회를 통해 "조사에 충실히 응하고 충당금 등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인 바 있다.
또한 인피니언의 벌금 규모가 회사측이 설정했던 충당금 규모 3천억원을 크게 밑도는 수준에서 결정된 것도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양측이 합의를 통해 벌과금을 조정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혐의가 인정돼 벌금을 부과하더라도 수익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동원증권 민후식 연구위원은 "인피니언의 담합인정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에 대한 위험요인으로 제기될 수는 있으나 확증된 위험은 아니며 결정되더라도 투자의견 등에 영향을 줄만한 요인은 아닐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한 "벌금 기준을 감안할 때 인피니언은 적자전환 등 부담을 주는 규모지만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경우 올해 예상 영업이익의 3~11% 수준으로 분납의 경우 연간 미치는 규모는 삼성은 1% 이하, 하이닉스는 2~3% 수준에 그치는 미미한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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