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한상연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경영권 확보를 두고 3자 연합(KCGI·조현아·반도건설)과 치열하게 벌인 대결에서 결국 완승을 거두었다. 하지만 양측이 재대결을 벌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진칼 정기주총에서 경영권 장악에 사활을 걸었던 3자 연합이 참패했지만 향후 임시주총 소집 등을 통해 경영권 분쟁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전날 열린 한진칼 주총에서 이사회가 추천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을 포함한 7인(조원태 하은용 김석동 박영석 임춘수 최윤희 이동명)의 사내·사외이사 선임안은 모두 가결됐다.
반면 3자 연합이 추천한 6인(김신배 배경태 서윤석 여은정 이형석 구본주)의 사내·사외이사 선임안은 모두 부결되며 조 회장이 경영권을 방어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주총 결과로 양측의 경영권 분쟁이 완전히 끝났다고 볼 순 없다는 분석이다. 3자 연합이 보유한 지분이 상당한 만큼 언제든 임시주총 소집을 통해 견제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조 회장 측의 델타항공과 3자 연합 측의 KCGI 및 반도건설이 한진칼 지분을 공격적으로 늘려왔다는 점에서 임시주총이 개최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임시주총이 열릴 경우 행사할 수 있는 지분율은 3자 연합이 42.14%로 조 회장 측의 41.39%보다 높다. 추가로 지분을 사들일 여력도 3자 연합이 우세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3자 연합의 한진칼 경영권 확보 시도가 뜻대로 이뤄지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실적으로 이사회 장악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3자 연합이 이사회를 장악하기 위해서는 임시주총을 통해 기존 이사를 해임하는 방법이 있다. 이를 위해서는 주총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동의를 얻는 주총 특별결의 요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조 회장에 우호적인 지분율이 41%에 달하기 때문에 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다른 방법으로는 조 회장 측 인사로 구성된 기존 이사 11명보다 많은 최소 12명의 이사를 새로 선임해야만 한다. 이 경우 전체 이사 수가 23명에 달하는 보기 드문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최 연구원은 "3자 연합이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이사회 확보가 필수요건이다"며 "이번 주총을 통해 11인으로 구성된 이사회 규모를 더 키우는 문제에 대해서는 현실적인 비판에 직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사회 총 인원이 23명 이상인 비정상적인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점 때문에 3자 연합의 주주 제안이 소액주주 및 기관투자자의 광범위한 지지를 얻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재 한진칼 이사들의 임기 만료가 2022년으로 예정돼 있다. 따라서 3자 연합 측으로서는 2년 후 정기주총에서 신규 이사 선임을 놓고 다시 맞붙는 게 승산이 높다는 분석이다.
한상연 기자 hhch111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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