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국내 배터리업계의 선전이 계속되고 있다.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빅3'의 전기차 배터리 시장점유율이 사상 최초로 40%를 넘어선 것이다.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이 각각 2위와 5위, 6위를 점유했다.
31일 전기차 배터리 시장분석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월 글로벌 전기차(EV, PHEV, HEV) 탑재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파나소닉이 1위를 이어간 가운데,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이 각각 2위와 5위, 6위를 점유해 3사 모두 ‘톱10’을 유지했다.
배터리 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을 살펴보면, 한국계 3사의 점유율 합계가 전년 동월 20.9%에서 42.0%로 두 배 이상 급격히 늘어나 처음으로 40%를 넘어섰다. 1위인 파나소닉도 점유율이 2배 가까이 급등했으며, AESC도 점유율이 다소 올랐다.
반면 여타 일본계와 중국계 업체들은 대부분 점유율이 떨어져 약세에 머물렀다.
지난달 세계 각국에 차량 등록된 전기차의 배터리 에너지 총량은 5.8GWh로 전년 동월 대비 16.5% 증가했다. 중국 시장 침체가 이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유럽 시장이 대폭 성장했다.
1위 파나소닉은 미국을 중심으로 테슬라 모델 3 물량이 급증한 데에 힘입어 전년 동월 대비 74.0% 성장했다. 반면, 여타 다수의 일본계 업체들은 사용량이 감소해 대조를 보였으며, CATL과 BYD를 비롯한 대부분의 중국계 업체들도 중국 시장 침체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LG화학은 1.7GWh로 전년 동월 대비 2.6배 가까이 급증하면서 2위로 올라섰다. 삼성SDI는 372MWh로 54.8% 증가해 4위로 두 계단 상승했다. SK이노베이션은 2.7배 급증한 342MWh를 기록해 순위가 세 계단 뛰어올랐다.
3사의 성장세는 각사의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는 모델들의 판매 증가에 따른 것이다.
LG화학은 주로 르노 조에, 아우디 E-트론 EV, 테슬라 모델3(중국산) 등의 판매 급증에 힘입어 사용량이 크게 늘었다. 삼성SDI는 폭스바겐 e-골프, 파사트 GTE 등의 판매 호조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SK이노베이션은 현대 포터2 일렉트릭과 소울 부스터, 니로 EV 등의 판매 호조가 급증세를 이끌었다.
한편, 2020년 1~2월 누적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13.1GWh로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했다. 하지만 3월부터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미국과 유럽 시장이 대폭 위축되면서 다시 역성장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올해 초에도 한국 업체들의 약진이 돋보였지만, 당분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글로벌 시장 전체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향후 시장 상황을 타개하면서 경쟁사들의 움직임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 기초 경쟁력을 강화하고 시장 전략을 재정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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