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W업계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중소기업이 대기업을 고소하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얼라이언스시스템이 삼성SDS를 '사기죄'로 고소한 데 이어 탑앤와이즈가 포스데이타를 "제안서를 도용했다"며 고소했다.
사실 여부를 떠나서,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상관없이 이는 분명 '사건'이다. 그동안 숨죽이며 대기업의 눈치만 봐왔던 중소기업들이 '감히' 법적 대응까지 나섰다는 것은 SW업계에서는 결코 찾아보기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법적 싸움에서 이들이 혹 이긴다 하더라도 싸움의 결과는 이 두 업체에 긍정적이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이른바 '이 바닥'에서 곱지 않은 시선이 분명 존재할 것이니까.
그런 점을 분명히 알면서도 이들은 초강수이자 마지막 카드를 던진 셈이다. 왜?
조성구 얼라이언스 사장은 "더 이상 대한민국에서 SW 비즈니스는 하지 않겠다"는 비장함을 보이고 있다. 안상원 탑앤와이즈 사장도 "신뢰가 무너진 시장에서 더 이상 비즈니스를 한다는 것은 의미가 없지 않느냐"며 묻는다.
더 이상 물러설수도 없는 최악의 상황. 현재 중소 SW업체들이 체감하고 있는 이땅의 현실인 모양이다.
이들처럼 실제 억울한 일을 당하면서도 현실을 이유로 그저 감내하고 있는 업체들은 많다. 기자가 만난, 또 만나는 중소 SW업체들은 그래서 두 사건에 비상한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직접 말은 못해도 무언의 응원을 보내고 있다. 기사의 댓글에서 보여준 독자들의 반응도 현실을 잘 보여준다.
흔히들 '상생'을 얘기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에는 특히나 '상생'이 강조된다. 그 누구도 이를 부인하지 않는다. 그리고 상생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입버릇처럼 말들을 해왔다.
한 중소업체 사장은 말했다. "'윈윈'은 서로 승리하자는 뜻이다. 하지만 윈윈을 우리말로 번역하면 '상생'이라고 한다. 승리가 아니라, 서로 살자는 뜻이다. 이기는 게 아니라 살기라도 하자는 것 아닌가. 누가 번역했는지 우리 현실에 딱 들어맞게 고쳐놨다"며 쓴 웃음을 지었다. 농담인 듯, 아닌 듯 개운하지가 않다.
누가 지금 이들에게 총대를 매게 했나. 제3, 제4의 사건이 곳곳에서 벌어질 듯 불안하다.
답답할 따름이다.
김상범기자 ssanb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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