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오리온이 지난 3월 익산 3공장의 여성 노동자 서모 씨가 직장 내 괴롭힘 등을 암시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오리온은 21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회사와 전 임직원은 이번 사건에 대해 큰 유감의 뜻을 전하며, 고인과 유가족에게도 진심 어린 애도를 전한다"며 "진행 중인 고용노동부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문제가 된 임직원은 법과 규정에 따라 엄격히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서 씨는 지난 3월 17일 오리온 익산공장에서 일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또 사망 전 직장 내 괴롭힘 등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고인이 작성한 유서에는 "오리온이 너무 싫어", "돈이 뭐라고"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 외에도 직장 내 괴롭힘을 자행한 상급자의 실명 및 직책이 명시돼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오리온 익산공장 청년노동자 추모와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사회모임(시민사회모임)'은 지난 19일 서울 용산구 오리온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 씨의 사망 사건에 대한 오리온의 철저한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당시 오진호 직장갑질119 총괄 스태프는 "오리온은 안타까운 죽음을 대충 넘어가겠다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서 씨가 남성 상급자들에게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 이어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이날 담철곤 오리온 회장을 근로기준법(직장 내 괴롭힘의 금지)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하기도 했다. 담 회장이 진실 규명과 대책 마련 등의 책임을 회피하고 근로기준법 위반을 묵인 및 방조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오리온은 현재 고용노동부에 의해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고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 현재까지 이 사건에 관련한 두 차례의 경찰 조사에서 고인의 극단적 선택의 동기와 회사가 직접적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공장 내 일부 경직된 조직 문화 문제는 나타났지만 극단적 선택의 동기는 회사 외 다른 곳에 있는 것으로 잠정 결론난 상태"라며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 회사가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어떠한 책임도 감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19일 시위로 인해 제기된 2018년 10월 성희롱 사건은 서 씨의 유족이 문제를 제기한 후 인지한 상황으로, 현재 조사 및 징계를 위한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향후 지속적 교육과 지도를 통해 경직된 조직 문화를 개혁해 나가고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을 더욱 철저히 준수하고 실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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