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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대한상의 "온·오프라인 유통규제, 코미디 같은 상황"


신유통트렌드 웨비나 개최…"실효성 있는 규제·지원 필요" 강조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유통산업의 불확실성은 여느 때보다 높습니다. 그럼에도 제21대 국회는 규제 강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유통산업 발전과 사회적 갈등 해소를 위해서는 면밀한 분석과 납득할 만한 평가가 있어야 하며 정부 당국의 성찰이 필요합니다."

21일 오후 서울 대한상의에서 열린 '포스트 코로나시대 유통산업의 발전과 기회' 웨비나(인터넷상의 세미나) 자리에서 사회를 맡은 서덕호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의 발언이다.

서 원장은 "정부 당국의 유통업계 규제가 시장에 대한 이해와 합리적 평가를 거쳐 마련돼야 한다"며 "원만한 유통산업의 발전을 위한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유통산업 변화와 기회'라는 주제의 웨비나를 개최했다. [사진=대한상공회의소]
대한상공회의소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유통산업 변화와 기회'라는 주제의 웨비나를 개최했다. [사진=대한상공회의소]

◆"포스트 코로나 시대 신성장 모멘텀 찾기 위한 전략적 사고 필요"

이날 열린 웨비나에는 이경희 이마트 유통산업연구소장,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파트장, 강영철 한양대 특임교수 등이 참석해 유통산업의 현안을 소개·논의했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이경희 이마트 유통산업연구소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소비 트렌드' 주제 발표를 통해 "코로나19로 일상에 변화가 닥치며 '코로나 블루' 시대가 도래했다"며 "높아진 불확실성으로 '물리적 생존' 및 '정신적 위안'을 찾기 위한 소비로 시장이 양분되고 있으며 기업은 이를 겨냥해 성장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현재 유통시장의 소비 트렌드로 ▲언택트 소비 가속화 ▲홈코노미의 확산 ▲건강·안전·위생 중시 트렌드 ▲소비 양극화 ▲동네상권을 통한 소비 증가 등을 제시했다.

이경희 이마트 유통산업연구소장은 "물리적 생존과 정신적 위안으로 양분되는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이현석기자]
이경희 이마트 유통산업연구소장은 "물리적 생존과 정신적 위안으로 양분되는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이현석기자]

이 소장에 이어 '코로나시대의 쇼핑'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파트장은 "코로나19의 발병 및 확산은 단기적으로 온라인 소비를 증가시키는 것을 넘어 소비 패러다임 자체를 변화시키는 기폭제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며 코로나 시대 소비 키워드로 ▲1인 가구 ▲온라인 장보기 ▲빨라지는 배송 등을 제시했다.

또 코로나19라는 재난 상황에서 유통업계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이들 키워드를 적극 공략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사태 당시 일본 편의점 업계가 화장실, 온수 등을 제공해 동네 커뮤니티의 인구를 흡수해 '플랫폼'으로 거듭난 것과 같은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오 파트장은 "코로나19로 온라인에 라이브 커머스, 스마트 스토어 등 다양한 플랫폼이 출현하며 시장 파이가 커지고 있고 'B마트'와 같은 유망 사업도 등장하고 있다"며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인 만큼 이를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트렌드 분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유통산업발전법이 오히려 유통산업 발전 막아…실효성 성찰해야"

주제 발표에 이어진 토론회에서는 유통환경 변화에 맞춰 유통산업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특히 10년 전 유통산업 발전을 이유로 마련된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이 오히려 '유통산업 억제법'으로 변질됐다는 비판이 주를 이뤘다.

강영철 한양대 특임교수는 유통법이 '디지털 기원 전'의 생각으로 '디지털 기원 후'의 유통산업을 규제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국내 업체에만 한정 적용될 수밖에 없는 정부 규제는 결국 외국계 기업들의 국내 유통 시장 정복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형철 한양대 특임교수는 "한국 정부는 구시대적 발상으로 유통산업을 규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진=이현석기자]
강형철 한양대 특임교수는 "한국 정부는 구시대적 발상으로 유통산업을 규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진=이현석기자]

강 교수는 "미국 월마트는 자유로운 시장 환경 아래 온라인 전환에 성공하며 코로나19 팬데믹을 지혜롭게 넘겼지만 한국 정부는 지금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산업을 모두 규제하겠다고 나서고 있는 '코미디 같은 상황'"이라며 "규제는 '보호'와 '촉진'을 중심으로 이뤄져야 하지만 한국 정부는 전통시장을 보호한다는 명분에 갇혀 유통산업 촉진은 등한시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유통법에 의한 전통시장 지원 효과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10년 동안 수 조 원의 예산이 전통시장에 투입됐지만 전국 1천500개에 달하는 전통시장 모두가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설명이다. 또 이를 고려해 보면 '전통시장 활성화'를 목표로 한 유통법 규제 일몰 기한 연장이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박주영 숭실대 교수는 "정부 예산 지원만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수준으로 전통시장을 발전시키기에는 어렵다"며 "'전통시장 살리기'를 이유로 한 유통 규제 일몰 기한 연장은 결국 공멸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정희 중앙대 교수는 "유통 규제의 실효성에 대한 정부의 객관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사진=이현석기자]
이정희 중앙대 교수는 "유통 규제의 실효성에 대한 정부의 객관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사진=이현석기자]

유통법으로 인한 규제가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의 성장을 불러오지 못했으며 소상공인과 유통대기업의 갈등만을 불러왔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유통법의 실효성에 대해 경제적인 관점에서만 판단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효과가 있었는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정부가 이들 이해관계자 사이의 의견을 객관적으로 검토하고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정희 중앙대 교수는 "유통 규제는 소상공인과 유통대기업 측이 실효성이 있다 없다를 되풀이하는 갈등만을 불러왔고 이는 사회적 문제가 됐다"며 "최근 화두로 떠오른 규제 일몰기한 연장 등의 주제에 대해 정부가 양측의 주장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사전 조사를 진행해 실효성 차원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승창 항공대 교수는 "유통 규제로 전통시장 및 골목시장이나 골목시장이 성장했다고 할 수 없다"며 "효과도 없고 효율성도 없는 반시장적 규제는 유통 대기업을 넘어 지역경제와 고용에도 악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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