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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통 큰 결단'…벌써 연말 '쇄신인사' 칼바람 예고


쇄신 방점 '65→60세' 젊어졌다…롯데내부 긴장감 '최고조'

[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8월 인사에 롯데그룹 내부 곳곳에서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인사를 단행한 것은 외부적인 성과를 끌어올리기 위함도 있지만, 내부적인 쇄신이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읽힌다."

롯데그룹 2인자인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65)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롯데그룹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황 부회장의 후임은 5살 젊은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60)가 선임됐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이 지난해 10월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를 받고 경영 불확실성을 턴 뒤 10개월이 지난 현재 롯데는 변화의 물꼬를 맞고 있다.

롯데 내부 한 고위 관계자는 "롯데 창업 53년 역사에서 지금이 가장 큰 위기 상황이라는 데 공감한다"며 "지주회사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논리가 힘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번 깜짝 '8월 인사' 이후 연말 정기 인사에 대규모 쇄신 인사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전망한다. 그동안 50년대생 경영진의 오랜 관록과 경륜을 통해 회사가 성장과 사업 안정화를 이뤄왔다면, 앞으로는 새로운 경영 트렌드 변화에 더욱 신속하고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롯데그룹이 연말이 아닌 시기에 고위 임원 인사를 하는 것은 그룹 창립 후 처음이다. 일반적으로 휴가 시즌의 분위기는 대개 긴장감이 없이 평온하지만 롯데그룹 내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황 부회장의 교체가 내부 기강을 다잡기 위한 포석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롯데에 정통한 관계자는 "오랜 시간 잘 되다 보니까 타성에 젖어 임원들이 노후화된 경향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인 데다, 포스트 코로나에 생존과 미래 성장을 모색하기 위한 혁신과 변화가 시급하다고 판단한 인사"라고 설명했다. 최근 위기를 겪고 있는 롯데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인사로 읽힌다.

다만 황 부회장과 그룹 컨트롤타워의 쌍두마차였던 송용덕 롯데지주 부회장은 자리를 지켰다. 최고위 임원들의 대규모 교체가 그룹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상황에서 송 부회장은 이번 인사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게 일각의 분석이다. 하지만 송 부회장에 대한 인사도 시기만 남아 있을 뿐 이르면 올 연말에 단행될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이번 세대교체는 최근 위기를 겪고 있는 롯데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인사로 읽힌다. 롯데그룹은 2015년 이후 각종 악재가 끊이지 않았다. 신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간 경영권 분쟁에 이어 검찰 수사까지 받았다. 2017년에는 경북 성주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부지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중국 사업이 심각한 차질을 빚었다. 올해는 코로나19의 여파로 면세점을 포함한 오프라인 매장이 큰 타격을 받았다.

실제로 주력회사의 실적 악화는 뼈아프다. 그룹 계열사의 시가총액은 8조 원이 쪼그라들었다. 롯데쇼핑은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8.5% 줄어든 14억 원을 기록했다.

롯데쇼핑 뿐만 아니라 롯데케미칼, 롯데정밀화학, 롯데정보통신 등 그룹 내 핵심 계열사들도 모두 2분기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특히 롯데케미칼은 영업이익 감소폭이 90.5%에 달한다. 이들 주력 계열사의 실적이 하반기에도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 때문에 실제 이번 인사 이후 내부에서는 위기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신 회장은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잰걸음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조직 전체에 긴장을 불어넣는 등 다른 노림수도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수익성 개선 등을 위한 계획을 밀고 나가더라도 대대적인 쇄신 인사를 통해 조직 내 긴장감을 높이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고 했다.

앞서 지난달 신 회장은 사장단 회의에서 "1998년 IMF, 2008년 리먼 쇼크는 1~2년 잘 견디면 회복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완전히 다른 상황"이라며 "그간의 사업전략을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신 회장의 이런 발언은 '코로나19' 여파로 올 상반기 동안 롯데 각 계열사가 상당한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일본 출장에서 두 달 만에 돌아와 국내 경영 현장에 복귀했을 때도 "이번 위기만 잘 넘기자는 식의 안이한 생각을 해서는 안된다"면서 변화에 대한 민첩한 대응, 고정관념을 깨는 사고의 전환, 빠른 실행력 등을 주문했다.

롯데 측 관계자는 "지속해서 전문성 있는 새로운 리더들을 발굴해 미래 성장을 위한 준비를 계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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