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의 고군분투에도 올해도 적자 탈출이 어려울 전망이다. 조선업 불황 속에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악재까지 겹치면서 6년 연속 적자를 낼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의 올해 영업손실 규모가 7천억~9천억원으로 지난해(영업손실 6천166억원)보다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이미 상반기에만 영업손실 7천55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743%나 감소한 수준이다. 선박 수주도 연간 목표액으로 설정한 84억달러(약 9조7천억원) 가운데 8월까지 약 8%인 7억달러만 채우는 데 그쳤다.
이는 코로나19로 선박 발주량은 급감하고, 선주사들이 발주한 배를 찾아가지 않으면서 적자가 불어난 탓이다.
선주사들이 과거 유가가 높을 때 드릴십(시추선)을 대량 발주했지만, 유가가 하락하자 인도를 거부하면서 삼성중공업이 이를 재고로 떠안았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과 유가 급락 등 불가피한 외부환경 악화로 시추선 자산가치 하락, 일부 해양프로젝트의 공정 지연 등 일회성 비용이 크게 발생했다"고 말했다.
올해 임기 3년차를 맞는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의 어깨도 무거워졌다. 남 사장은 신년사에서 "어떤 상황에서도 이익을 낼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이를 이루기 녹록지 않은 셈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삼성중공업은 하반기 수주 몰아치기로 실적 개선을 노리고 있다.
가계약을 맺은 카타르 프로젝트를 비롯해 모잠비크, 러시아 등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대량 발주 등을 호재로 보고 있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러시아의 30억달러(약 3조4천억원) 규모 LNG 운반용 쇄빙선 발주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중공업은 러시아 LNG 쇄빙선을 수주하며 기술력을 인정 받은 바 있어 유력한 수주군으로 꼽히고 있다.
김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재고자산 가치의 불확실성, 상반기 수주부진으로 인해 흑자전환 기점은 내년으로 유보가 불가피하다"며 "고정비 부담을 완화하는 매출 성장을 위해 수주 반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삼성중공업은 차세대 선박 시장 대응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025년 선박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8년 대비 최소 30% 이상 감축하는 규제 시행에 한 걸음 더 나아가 2050년 70% 감축을 논의하는 등 규제를 강화할 예정이다. 조선사도 이에 부합하는 친환경 선박 개발이 시급한 상황인 셈이다.
삼성중공업은 '암모니아 추진 아프라막스(A-Max) 탱커'를 말레이시아 선사 MISC, 선박 엔진 제조사 만에너지솔루션즈(MAN), 영국 로이드선급 등과 함께 개발 중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삼성SDI와 선박용 리튬이온 배터리 시스템 국산화에 성공했고, 미국 블룸에너지와 세계 최초 연료전지 원유운반선을 개발하는 등 차세대 친환경 선박 기술을 잇달아 선점하고 있다"며 "친환경 연료 기술 주도권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민혜정 기자 hye555@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