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송혜리 기자] 최근 참여연대는 정부와 이동통신 3사가 '진짜 5세대 통신(5G)인 28기가헤르츠(㎓)를 포기했다'며 강도높게 비난했다.
앞서 지난 7일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서 최기영 장관이 "28㎓ 주파수에 대한 전국민 서비스 생각은 없고, 기업들과 B2B나 특정 서비스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한 지적이다.
이후 참여연대는 논평을 통해 "최기영 장관 발언은 5G 상용화 초기부터 LTE 대비 20배 빠른 속도라고 홍보하며 가입자를 유치해온 이통 3사와 이를 지속적으로 두둔해 온 정부가 이제와서 '진짜 5G' 포기를 선언하는 것이고, 그간의 광고가 허위·과장였음을 자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참여연대 주장대로 28㎓ 주파수를 활용한 5G만이 진짜 5G일까.
일단 지난해 이통 3사가 상용화 한 5G 서비스는 3.5㎓ 주파수에서 4세대 이동통신(LTE)과 망을 함께 쓰는 비단독모드(NSA) 방식이다. 5G 상용화 초기 강조됐던 LTE보다 20배 빠른 속도가 나오려면, 이에 더해 28㎓ 주파수 대역과 5G만 사용하는 SA(단독모드)를 함께 적용해야 한다.
또 5G 핵심성능을 지원하려면 초광대역폭 확보가 용이한 6㎓ 이상 주파수 대역이 유용하기 때문에, 통상 5G 주파수를 6㎓ 이상 주파수 대역이라 칭하고 있다. 28㎓ 5G가 진짜 5G라는 주장은 이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국제 표준 감안할 때 3.5㎓도 5G
그러나 학계, 업계 통신 전문가들은 28㎓만을 '진짜 5G'라 특정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먼저 주파수를 4G용, 5G용 등으로 구분할 수 없고, 기존 3G·4G에서 사용한 1.8㎓, 800~900㎒ 대역도 5G 성능을 만족하는 신규 기술을 구현한다면 5G 주파수로 활용할 수 있고 이 역시 5G 서비스라는 얘기다.
김동구 연세대학교 전기전자 공학부 교수는 이 같은 '진짜 5G' 논란에 대해 "국제전기통신 연합(ITU)이 공표한 국제 5G 표준을 살펴봐야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ITU 5G 표준 권고사항에 5G 주파수는 3.5㎓, 28㎓ 뿐만 아니라 600㎒도 포함된다"며 "5G 표준은 주파수 대역보다는 기술적인 요구사항을 어느정도 구현해 내는 지를 기준으로 삼고 있고, 그 중의 일부를 만족하면 이를 5G라 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5G 국제 표준제정에 참여한 국내 한 기관 관계자도 "주파수 대역은 여러가지가 있고, ITU가 요구한 5G 기술적 사항을 구현해내느냐, 하지 못하느냐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통신 표준은 국제연합(UN) 산하 국제기구인 ITU에서 통신기술의 비전 및 목표를 제시하고, 3GPP(3rd Generation partnership Project) 등 국제 표준화 단체에서 기술 표준을 개발한다. 이후 ITU에서 국제 논의를 통해 최종 검토, 국제 이동통신 시스템 규격으로 승인한다.
2015년 10월 ITU 전파부문 이동통신 작업반(R WP5D)이 발표한 5G 대한 기술적 요구사항은 ▲초광대역 이동통신(eMBB, enhanced Moble Broadband) ▲초고신뢰·저지연(URLLC, Ultra-Reliable and Low Latency Communications) ▲초연결성(mMTC, massive Machine Type Communications) 등 3가지 활용 시나리오(usage scenario)와 함께 8개의 핵심 성능 지표(key perfomance capability index) 등으로 구성된다.
이후 WP5D는 2017년 2월 8개 핵심 향목 외에 5개 항목을 추가해 총 13개의 요구사항을 최종 확정했다.
이는 ▲최대 전송 속도 ▲최대 주파수 효율 ▲사용자 체감 전송 속도 ▲면적당 트래픽 효율 ▲지연시간 ▲연결 밀도 ▲에너지 효율 ▲이동성 ▲셀 경계 사용자 주파수 효율 ▲평균 주파수 효율 ▲보안성 ▲이동성 단절 시간 ▲대역폭 등이다.
이 중 가장 큰 특징은 전송속도로 5G 최대 전송 속도는 다운로드 20Gbps, 업로드 10Gbps로 LTE 대비 20배 수준이다. 이는 이론적인 것으로 사용자가 현실에서 기대할 수 있는 체감 속도는 최소 다운로드 100Mbps, 업로드 50Mbps으로 LTE 대비 10배 수준을 충족하면 된다. 또 지연시간(Latency)은 시나리오에 따라 1~4ms(milliseconds,0.001초)을 요구했다.
지난 8월 정부 조사에서 현재 5G의 평균 속도는 LTE에 비해서는 3~4배가량 빠른 수준인 656.56Mbps로 조사됐다. 체감 속도는 충족한 셈이다.
또 전국망 구축 완성 이전단계여서 투자가 진행되면 속도를 더 빨라질 것이라는 게 정부 측 판단이다. 이통 3사는 오는 2022년까지 5G 관련 유·무선 인프라에 최대 25조7000억원을 투자, 전국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실제로 홍진배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국장은 '5G 서비스 커버리지 점검 및 품질평가' 브리핑에서 "5G의 이론적 속도는 20Gbps이지만, 이는 모든 기술적 진화가 일어났을 때 나올 수 있는 속도"라며 "앞으로 기술이 개발되고 주파수 폭이 추가로 확대되면 이론적 속도에 근접해 갈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류정환 SK텔레콤 5GX인프라그룹장은 "'진짜 5G' 관련 논란은 5G 상용화 전후 기술 표준 상의 이론상 최고 속도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부분이 있다"며 "비단독모드(NSA)·단독모드(SA), 3.5㎓·28㎓ 모두 5G 기술 표준 상의 '진짜 5G'가 맞고 각각의 기술 및 전파 특성에 맞게 활용하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8㎓ 및 SA는 전파 특성, 기술 방식 등을 고려할 때 속도, 안정성 및 체감 품질 면에서 B2B 특화 서비스에 활용하는 게 적합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이러한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서비스 특성과 고객의 니즈에 맞는 5G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당초 28㎓는 전국망이 아닌 B2B 용으로 활용이 거론돼 왔다. 다만 28㎓ 구축으로 데이터가 분산되면 속도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주파수와 방식의 차이일 뿐 3.5㎓, 28㎓ 모두 5G 서비스라는 게 정부, 업계, 전문가들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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