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꺼내든 새판짜기에 강희태 롯데 유통BU장(부회장)의 행보에 업계 안팎의 눈길이 쏠린다.
신 회장은 올 여름 '인적 쇄신'과 동시에 부실 계열사를 정리하고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는 등 강도 높은 내실다지기에 나섰다. 신 회장의 경영 행보에 코드를 맞춘 강 부회장은 코로나19 위기가 장기화하고 오프라인 점포의 실적 악화로 선택과 집중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강 부회장의 이 같은 조치는 올 3분기 실적으로 어느 정도 입증했다는 평가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지난해말 2만5천298명에서 올해 9월 기준 2만3천304명으로 직원 1천994명 감소했다. 인력 감축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변화하고 있는 유통산업 트렌드에 맞춰 오프라인 매장 정리에 나선데 따른 것으로 읽힌다.
이런 '조직 슬림화'를 통한 강 부회장이 꺼낸 체질개선 노력은 최근 결실을 맺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 들어 부실점포를 정리하고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지난 3분기 롯데쇼핑은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를 큰 폭으로 넘어서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롯데쇼핑은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6.8% 줄어든 4조1천59억 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26.8% 증가한 1천111억 원의 성과를 냈다.
실제 롯데쇼핑은 올 한해동안 부실점포를 잇따라 정리했다. 롯데쇼핑은 지난 6일 열린 IR 컨퍼런스콜에서 3년 내 비효율 점포 약 244개를 폐점한다는 계획을 밝힌바 있다. 올 들어 현재까지 백화점과 마트, 슈퍼, 롭스 매장은 100여곳이 폐점됐다.
여기에 롯데자산개발은 근속 연수 제한 없이 정규직 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10년 미만은 기본급 12개월, 10~20년은 기본급 15개월, 20년 이상은 기본급 18개월의 퇴직위로금을 주고, 300만~500만원에 해당하는 취업지원금까지 제공하는 조건이었다.
이런 인력 구조조정에는 강 부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자산개발을 정리하는 이유는 더 이상 자생이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롯데자산개발의 수익성은 최근 수년간 악화일로다. 지난해 매출 1천665억 원에 영업손실 151억 원으로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롯데쇼핑의 급격한 인력 감축은 자연 감소분에 더해 실적 악화에 따른 대규모 점포 구조조정에 따른 것으로 관측된다고 일각에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뼈를 깎는 구조조정의 단기적인 재무 개선 효과는 뚜렷하겠지만, 장기적인 영향은 지켜봐야 한다"며 "구조조정 대상 점포의 향후 3년 예상 적자가 6천억 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내년부터 연간 2천억 원 규모의 실적 개선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아울러 신 회장이 연말 그룹 임원 인사와 관련해 파격적인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않다. 지난 1월 신격호 총괄회장의 별세 이후 첫인사라는 점에서 '홀로서기' 박차를 가하는 종착지에 '사장단 인사'가 화룡점정을 찍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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