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쌍용자동차가 개척한 국내 픽업트럭 시장에 수입차 업계가 도전하고 있다. 가성비를 앞세운 쌍용차가 수입차 업계의 거센 도전을 막아내고 시장 주도권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의 지난해 판매량은 3만3천68대로 전년 4만1천330대 대비 20.0% 줄었다.
국내 브랜드 유일의 픽업트럭인 렉스턴 스포츠는 쌍용차가 내수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하고 있는 모델이다. 렉스턴 스포츠의 판매 부진은 쌍용차의 부진으로 이어졌다. 쌍용차의 지난해 내수 판매량은 전년 대비 18.5% 줄었다.
쌍용차 픽업트럭의 빈자리를 대신한 것은 수입차 업계다. 한국지엠이 수입·판매하는 쉐보레 콜로라도는 지난해 5천49대가 판매되며 전년(1천289대) 대비 291.7% 늘었다.
또한 FCA코리아도 지난해 '올 뉴 지프 글래디에이터'를 국내 시장에 선보이며 픽업트럭 시장에 가세했다.
올 뉴 지프 글래디에이터는 지난해 8월 국내에서 공식 사전계약을 시작해 2주 만에 2020년 인도 가능한 300대 물량이 모두 소진될 만큼 주목을 받았다. 이후 200대의 추가 물량 또한 계약이 완료되는 등 인기를 모았다. 올해 판매될 물량에 대한 대기 수요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픽업 시장의 최강자인 포드도 올해 국내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다. 포드코리아는 포드 픽업트럭의 역사를 잇는 뉴 포드 레인저 와일드트랙과 레인저 랩터를 올해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레인저 와일드트랙은 온로드·오프로드에서 안정적인 주행성능을 갖추고 적재 공간활용으로 아웃도어 액티비티에도 적합한 모델이다. 레인저 랩터는 오프로드 주행에 특화된 성능을 보여주는 픽업트럭이다.
수입차 업체들은 국내에 불고 있는 레저용차량(RV) 열풍으로 픽업트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을 시장 진출의 적기로 판단하고 있다.
데이비드 제프리 포드코리아 대표는 지난달 열린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한국에서 '차박' 등 자동차 여행 등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새로 출시될 다양한 신차들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바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유일 픽업트럭이라는 지위를 누려왔던 쌍용차 입장에서는 거센 도전에 직면하게 된 셈이다. 쌍용차는 가성비를 앞세워 픽업트럭 시장 수성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렉스턴 스포츠의 가격은 2천400만원대부터 시작하는 반면 리얼 뉴 콜로라도의 최소 가격은 3천830만원이다. 포드 레인저와 와일드 트랙의 국내 판매 가격은 각각 4천990만원, 랩터 6천390만원으로 예상된다.
쌍용차 관계자는 "렉스턴 스포츠의 지난해 판매량 감소는 수입차와 경쟁보다는 코로나19 등 국내 시장 영향이 더 컸다"면서 "수입차 업체들의 픽업트럭 출시가 늘어나면 전체적으로 시장이 더 커지면서 쌍용차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sliz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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