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엔씨소프트의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올해 초 거세지고 있다. K팝 플랫폼 '유니버스' 출시에 이어 매년 공개하는 음악 앨범인 '피버뮤직'도 예년보다 이른 시기에 내놓기로 했다.
여기에 자체 캐릭터 상품을 판매하는 쇼핑몰은 물론 캐릭터 제작 스튜디오까지 본격적으로 개설하며 관련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는 오는 3월 3일과 10일 피버뮤직의 신규 앨범을 공개할 예정이다. 가수 윤종신과 김필이 앨범 제작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버뮤직은 지난 2016년부터 시작한 콘서트 '피버 페스티벌'에서 비롯됐다. 국내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참가하며 여기에 '블레이드&소울'의 e스포츠 대회인 '블소 토너먼트 월드 챔피언십'과 결합해 게임과 케이팝(K-POP)의 결합 사례를 보여줬다.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피버뮤직 앨범을 공개했는데 올해 역시 지난해와 같은 방식으로 이뤄진다.
엔씨는 피버뮤직 공식 SNS 활동을 재개하며 조만간 앨범을 공개할 예정임을 암시하기도 했다. 특히 그간 여름부터 가을 즈음 피버뮤직 앨범을 선보였던 엔씨가 올해는 초봄인 3월부터 앨범 공개에 나선다는 점이 주목된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친 이들을 위로해 준다는 콘셉트로 앨범을 제작했기 때문에 공개 시점을 앞당겼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엔씨는 이와 함께 캐릭터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644'를 지난 1월 개설했다. 644는 엔씨 본사의 도로명 주소에서 따 온 이름으로 향후 이곳을 중심으로 캐릭터 관련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2018년 '스푼즈'를 선보이며 캐릭터 사업에 진출한 엔씨는 지난해 조직 개편을 통해 엔터사업실에서 캐릭터 사업을 분리했다. 또한 관련 사업을 전담하는 캐릭터프로덕션실도 신설했다. 644는 캐릭터프로덕션실에서 운영하는 스튜디오다.
회사 측은 644 설립 이후 '리니지2M'의 너구리 캐릭터에서 모티브를 얻은 '도구리'를 선보이기도 했다. 설립 시점에 맞춰 엔씨는 네이버 스토어에 동명의 캐릭터 쇼핑몰도 론칭했다.
엔씨는 앞으로도 자사 게임 캐릭터를 재해석한 다양한 캐릭터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를 토대로 엔씨 게임 지식재산권(IP)의 확장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해당 스튜디오는 아직 정식 오픈은 아니고 프리(Pre) 오픈한 것"이라며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 장소, 의문의 공간, 긴장과 기대를 불러 일으키는 영화 속 호텔이나 모텔의 룸 넘버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엔씨의 이 같은 행보는 올해 초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본격적으로 힘을 주는 정황과 맞닿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엔씨는 지난 1월 28일 케이팝 플랫폼 유니버스를 출시했다. 유니버스는 다양한 온·오프라인 팬덤 활동을 모바일에서 즐길 수 있는 플랫폼으로 참가 아티스트들의 화보·뮤직비디오·자체 예능 프로그램 등은 물론 아티스트들의 목소리를 딴 인공지능(AI) 음성, 아티스트들이 직접 참여한 모션캡처 등의 콘텐츠가 담겼다.
유니버스는 출시 이후 전세계 케이팝 팬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이용자 수를 늘려 나가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첫 온라인 라이브 콘서트 '유니콘(UNI-KON)'을 성황리에 개최했다. 다만 출시 직후 서버 불안정은 물론 다소 어색하게 느껴지는 인공지능, 과도한 과금 유도 등이 지적받기도 했다. 엔씨는 지속적인 업데이트로 현재까지 발견된 문제를 순차적으로 해결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엔씨는 지난 5일 넷플릭스 개봉 이후 인기를 끌고 있는 국내 SF 영화 '승리호'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2019년 5일 '승리호'의 배급투자사인 메리크리스마스에 100억원을 투자하면서다. 승리호는 공개 이틀 만에 해외 28개국에서 인기 1위, 80개국 이상에서 톱10 안에 들며 전세계적으로 흥행했다.
엔씨의 '엔터' 행보가 표면화된 것은 지난 2016년 '피버 페스티벌'을 개시하면서부터였다. 이후 2018년 '투턱곰'·'스푼즈' 등 자체 캐릭터 상품을 내놓으며 캐릭터 사업에 발을 뻗었고 매년 '피버 페스티벌'을 개최하며 지속적으로 케이팝과의 결합을 시도했다.
지난해 7월 김택진 대표의 동생인 김택헌 수석부사장이 직접 이끄는 자회사 '클렙'을 설립하며 케이팝 관련 사업도 본격적으로 전개했다. 이는 케이팝 플랫폼 '유니버스'로 이어진다.
엔씨는 이와 함께 연내 CJ ENM과 합작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콘텐츠 및 디지털 플랫폼 분야에서의 사업 협력을 위한 일환으로, 엔씨의 IT 기술력과 CJ ENM와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 노하우 및 콘텐츠 제작·사업 역량을 접목해 다양한 콘텐츠 사업을 시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미래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트렌드를 선점하겠다는 목표를 잡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엔씨가 그간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눈여겨봤던 것이 올해 들어 부쩍 가시화되는 모습"이라며 "앞으로 꾸준히 엔터 관련 사업을 확장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윤선훈 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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