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말을 이어가기가 힘들었다. 고희진 삼성화재 감독이 그랬다.
삼성화재는 16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2021 KOVO(한국배구연맹)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A조 조별리그 한국전력과 2차전을 치렀다. 그런데 1세트 초반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선수 두 명이 코트를 떠났다.
리베로 신동광과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정수용이다. 두 선수 모두 오프시즌 각각 우리카드(신동광)와 KB손해보험(정수용)에서 삼성화재로 유니폼을 갈아 입었다.
신동광과 정수용은 이날 결국 코트로 다시 돌아오지 못했다. 삼성화재 선수들은 2세트를 제외하고 1, 3세트 후반까지 한국전력을 상대로 최선을 다해 반격했지만 두 선수가 빠진 빈 자리를 결국 메우지 못했다.
한국전력이 세트 스코어 3-0으로 삼성화재에 이겼다. 고 감독은 경기 후 현장을 찾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걱정했던 부분이었는데 선수 부상이 너무나 아쉽다"면서 "두 선수 모두 병원 검진을 받아야 정확한 부상 정도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아킬레스건을 다친 신동광의 부상 정도가 좀 더 염려스러운 상황이다. 부상이 심할 경우 남은 컵대회 뿐 아니라 다가오는 2021-22시즌 도드람 V리그 준비에도 문제가 생긴다.
신동광이 부상으로 빠진 뒤 바로 백광현이 리베로 자리로 갔다. 그러나 그도 바로 구자혁과 교대됐다. 고 감독은 "백광현은 오늘 선수단에 복귀했다. 사실 코트로 나오면 안되는 몸 상태인데 신동광이 다치는 바람에 일단 교체를 위해 나온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승부와 경기 결과를 떠나 삼성화재가 처한 상황은 장병철 한국전력 감독의 마음에도 걸리는 부분이다. 선수 부상은 종목을 떠나 지도자들이 가장 우려하고 신경 쓰는 일이기 때문이다.
장 감독은 "상대팀이지만 걱정이 된다. 부상 선수가 안나오길 바랬는데"라면서 안타까워했다. 장 감독에게 삼성화재와 고 감독은 의미가 있다.
장 감독은 고 감독과 성균관대학교 배구부 선, 후배 사이고 삼성화재에서도 함께 선수로 오랜 기간 뛰었다. 장 감독에게는 지휘봉을 잡고 있는 한국전력이 최우선이다. 그러나 '친정팀'이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걸 외면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는 "삼성화재 선수단이 힘든 상황인데도 이번 대회에 참가한 점은 정말 고맙다. 이 부분은 다른 팀들과 배구 관계자들로부터도 격려를 받아야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화재는 이날 2패가 되면서 18일 현대캐피탈과 조별리그 최종전 결과에 상관 없이 탈락이 확정됐다. 앞서 현대캐피탈전에 승리(3-1 승)를 거둬 2승째를 올린 OK금융그룹은 조 1위가 확정돼 18일 한국전력전 결과를 떠나 4강(준결승)에 올라갔다.
/의정부=류한준 기자(hantae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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