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백신 접종률 확대로 일상으로의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확진자 수 억제보다는 치명률을 낮추는 방향으로의 방역체계 전환으로 경제 회복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우리보다 앞서 일상회복을 선언한 선진국의 사례를 바탕으로 '위드 코로나(With Corona)'의 네 가지 특징을 '위드(W.I.T.H.)'로 12일 제시했다. 위드 코로나는 코로나19의 완전한 종식보다는 치명률을 낮추는 새로운 방역체계를 도입해 코로나19와의 공존을 준비하는 개념이다.
'W'는 일정 수준 이상의 백신 접종률(Wide vaccine roll-out)을 뜻한다. 세계 최초로 백신 접종을 시작한 영국은 인구의 25% 가량이 백신을 1회 이상 접종한 지난 2월에 봉쇄 해제 로드맵을 발표한 후 백신 접종률을 높이면서 단계적으로 방역조치를 완화했다. 델타 변이로 당초 계획보다 다소 늦어졌으나 지난 7월 19일에 '프리덤 데이(Freedom Day)'를 선언하며 대부분의 방역 규제를 없앴다.
싱가포르도 백신접종률 60%를 넘으면서 감염자 집계를 중단하고 위·중증 환자와 치명률을 집중 관리하는 체계로 전환하기로 하며 지난 8월 10일부터 적용했다. 폐쇄됐던 점포들을 재개장하고 식당 내 취식을 허용하고 체온검사도 중단했지만, 마스크 착용과 영업시간 제한(오후 10시 30분)을 의무적으로 유지하고 방역법 위반 시 6개월 이하의 징역, 최대 1만 싱가포르달러(87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등 기본적인 방역 수칙을 엄격히 지키도록 하고 있다.
이 외에도 덴마크, 노르웨이 등도 규제를 해제했다. 또 전체 성인의 평균 백신 접종률이 70%를 넘은 EU의 더 많은 국가들이 이에 동참할 것으로 전망된다.
'I'는 방역체계 전환(Intensive approach)으로, 치명률을 낮추는 방향으로 방역체계를 전환하는 것을 말한다. 먼저 시행한 영국, 이스라엘, 싱가포르 등은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 과정에서 일시적인 확진자 수 급증에도 불구하고 ▲부스터샷(백신추가 접종) ▲의료체계 정비 ▲기본지침 유지 등을 중심으로 치명율 관리로 체계를 전환했다.
특히 싱가포르는 의료체계 과부하를 막고 병원들은 중증환자 치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의료체계를 정비했다. 증상이 경미한 것으로 나타나는 돌파감염(백신접종 후 확진) 등 경증환자는 재택치료를 기본으로 하되 재택치료에 필요한 키트 등을 별도 지급한다. 또 집과 병원 중간 단계의 '지역케어센터' 250개를 추가 구축, 고령이거나 기저질환이 있는 확진자에 대해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T'는 이동 시 백신여권 지참(Travel with Vaccine Passport)이다. 이스라엘, EU 등은 이를 위해 백신여권을 도입했고 공공장소, 식당 등 출입 시 백신여권이 없으면 출입을 할 수 없도록 했다. 또 전자증명서 상태의 백신여권을 활용할 경우 감염자 발생 시에도 동선 추적, 밀접 접촉자 파악이 용이해져 현재보다 역학조사에 걸리는 시간과 인력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또 다른 나라들과 상호 인증을 할 경우 해외 여행 시에도 위변조 우려 없이 신속하게 백신 접종 여부를 판단할 수 있으므로 향후 백신여권의 활용 범위는 점점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경련 관계자는 "다만 개인 질환 등의 이유로 백신접종이 불가능한 사람에 대한 차별적 요소를 이유로 백신여권 도입 계획을 철회한 영국·스페인 등의 사례 등을 감안해야 한다"며 "미접종자에 대한 차별이나 소외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H'는 경제 회복에 대한 높은 기대감(High expectation on economic recovery)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의 올해 경제전망치를 보면 백신 접종률의 가파른 상승에 힘입어 최근 경제성장 전망이 작년에 실시한 전망 대비 높게 나타났다. 특히 백신 접종시기가 상대적으로 빨랐던 이스라엘, 영국, 싱가포르 등의 경제성장률이 높게 전망됐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최근 우리 정부가 전 국민의 80%, 고령층의 90%가 접종을 완료하는 시점인 11월 초에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에 환영을 표한다"며 "위드 코로나 전환시 경제의 빠른 회복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경제와 방역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도록 방역에도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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