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승권 기자] 국내 패션업체들이 디지털을 활용한 공격적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유튜브에 이어 메타버스·가상 모델까지 활용하며 디지털 전환에 힘주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를 활용해 자사몰을 강화하는 흐름도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최근 업계에서 가상현실을 이용한 디지털 마케팅이 활발하다.
패션그룹 형지의 골프웨어 브랜드 까스텔바작은 이달 11일 확장현실(XR) 기술을 적용한 '메타버스 패션쇼'를 진행했다. VR과 AR을 아우르는 기술인 XR은 가상과 현실이 혼합된 세계인 메타버스의 구성요소 중 하나다. 패션쇼의 생동감을 높이기 위해 가상인물 아닌 실제 모델들이 옷을 착용한 채 그래픽 작업을 거친 런웨이를 걸었다.
까스텔바작은 메타버스 패션쇼와 함께 라이브커머스를 진행했는데, 이날 약 2만1천명이 접속했다. 패션쇼에 오른 48만원짜리 구스다운 점퍼는 패션쇼 직후 판매량이 120% 뛰었다.
자사몰에 VR 매장을 도입한 뒤 고객 유입 효과를 보기도 한다. 코오롱FnC는 지난해 10월 코오롱몰 내 영캐주얼 브랜드 '럭키마르쉐'의 오프라인 매장을 VR로 재현한 '럭키 고 스마일 마켓'을 열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LF는 올 9월 가상모델 '로지'를 질바이질 스튜어트의 모델로 선정한 뒤 화보를 통해 '레니백'을 선보였다. 로지는 MZ세대가 가장 선호하는 얼굴형을 모아 만든 국내 최초의 가상 인플루언서다. 화보가 공개된 뒤 레니백 라인은 출시 초반보다 세 배 빠르게 재고가 소진됐다.
패션업계는 내년에도 이처럼 디지털 마케팅에 더 힘을 쏟을 것으로 예고했다. 주요 소비층인 MZ세대의 온라인 비중이 큰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소비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무신사, 지그재그 등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패션몰의 초고속 성장 또한 자극이 되면서 내년에도 디지털 마케팅·온라인몰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가 전망된다.
현대백화점그룹 패션 기업 한섬은 '더한섬닷컴', 'H패션몰', 'EQL' 등 세 개의 자체 온라인 채널을 운영 중이다. 올해 자체 유튜브 채널인 '푸쳐핸썸'을 통해 웹드라마·웹예능을 선보이며 '브랜디드 마케팅'을 본격적으로 진행했는데 내년에도 이를 통한 자사몰 매출 확대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한섬 관계자는 "유튜브 채널 통한 브랜디드 콘텐츠에 더욱 집중해 MZ세대 등 신규 고객 유입 유도 예정"이라며 "이슈성 있는 제휴 및 콜라보레이션 확대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랜드그룹도 내년 브랜드별 자체 쇼핑몰을 더 키워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랜드는 기존 이랜드몰로 대표되던 온라인 종합 플랫폼을 럭셔리갤러리몰(명품), 키디키디(아동용품), 폴더(패션·스니커즈) 특정 카테고리 전문몰 형태로 변화해 재미를 보고 있다.
특히 대한민국 SPA 브랜드 스파오의 자체몰 성장세가 무섭다. 올해 11월 온라인 매출 109억원을 달성해 이랜드 패션 단일 브랜드 최초로 온라인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다. 전년 동월 72억원 대비 51% 성장한 수치다. 작년 9월 런칭한 스파오몰은 현재까지 누적 회원수 70만명, 월간 활성 유저(MAU) 100만을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다.
이랜드는 내년 개인의 성향을 기반으로 AI 상품 추천서비스, 맞춤형 코디제안, 사이즈 추천 서비스 등 디지털 서비스를 더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이미 세분화된 전문몰에서 이용자 성향을 더 만족 시켜줄 수 있도록 개인화 마케팅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내년 이런 전략을 통해 각 사업부는 2배 이상의 매출 신장율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스파오의 경우 올해 한달 최고 매출 100억원을 달성하고 추가 성장에 대한 가능성을 발견한 만큼 내년 연 온라인 목표액을 2천억으로 설정하고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승권 기자(peac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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