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코로나19는 고령층에 특히 치명적임이 알려져 있다. 국내 연구팀이 이를 과학적으로 밝혀냈다.
코로나19의 영향력은 연령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65세 이상 고령 감염자는 젊은 층과 비교했을 때 중증도와 사망률이 눈에 띄게 높게 나타난다. 이러한 현상은 통계적으로 보고돼 잘 알려져 있다. 다만 이는 가설일 뿐, 실험적으로 입증되지는 않았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노도영)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 신변종바이러스연구센터 최영기 센터장(충북대 의과대학 교수) 연구팀은 고연령 코로나19 감염자의 중증도와 전파율이 저연령 감염자 보다 높다는 사실을 동물실험으로 입증했다. 고령층에게 특히 필요한 중증도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시킨 동물모델 페렛을 3개 연령 그룹(6개월 이하, 1년 이상 2년 이하, 3년 이상)으로 나눠 병원성(감염을 통해 병을 일으키는 능력)을 비교했다.
분석 결과 저연령 페렛은 병원성과 증식성이 낮아 밀접 접촉한 다른 동물로의 전파원이 되지 못했다. 반면 고연령 페렛은 증식성이 높아 다른 동물로의 전파율이 매우 높음을 확인했다. 폐에서 바이러스 RNA 양성 세포가 많이 검출되고 중증 폐병변이 나타나는 등 중증도 또한 높았다.
정확한 원인 파악을 위해 RNA 염기서열분석(RNA sequencing) 기법으로 감염된 폐 조직의 유전자 발현 양상을 분석했다. 저연령 페렛에서는 빠른 면역 반응 후 조직재생을 위한 다양한 유전자 발현이 증가했다.
반면 고연령 페렛에서는 감염 초기부터 염증성 사이토카인(케모카인, 제 I형 인터페론 등) 발현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면역세포(대식세포, 자연살해세포 등)가 지나치게 활성화 돼 심각한 염증을 일으켰다.
이는 중증을 겪거나 사망한 코로나19 환자에서 나타나는 면역학적 변화와 매우 유사함을 각 실험 결과의 비교분석을 통해 확인한 것이다. 중증 환자와 고연령 페렛의 유전체를 비교분석한 결과, 감염 초기 제 I형 인터페론과 M1 대식세포의 과활성이 고령층에서 중증 질환을 일으키는 요인임을 알아냈다.
고령층은 어린이와 청소년과 비교했을 때 바이러스 전파율과 병원성이 모두 높게 나타난다는 사실도 입증했다.
최영기 센터장은 “숙주 연령에 따라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병원성과 전파율이 큰 차이가 있음을 실험을 통해 최초로 증명했다”며 “중증과 고령 환자에서의 맞춤형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앞당길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 성과(논문명: Age-dependent pathogenic characteristics of SARS-CoV-2 infection in ferrets)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 판에 1월 10일 실렸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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