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기싸움이 갈수록 팽배해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점유율 격차가 좁혀지고 있는 만큼 '스마트폰 왕좌'를 둘러싼 경쟁이 보다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9일 온라인으로 스페셜 이벤트를 열고 보급형 모델 3세대 아이폰SE와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13 시리즈의 새로운 색상 '알파인 그린'과 '그린' 색상을 선보였다.
애플은 아이폰SE3를 내세워 중저가 시장을 공략하는 동시에 아이폰13의 색상을 추가해 플래그십 출시 공백을 메꾸는 전략을 택했다. 특히 업계에선 애플이 아이폰SE 시리즈 출시 주기를 단축해 2년 주기로 선보일 것으로 보고 있는데, 보다 중저가 시장에 힘을 싣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이에 삼성전자는 견제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미국법인 공식 트위터 '삼성 모바일 US'는 애플의 신제품 공개 행사 도중 "울트라? 그린? 진심으로 우쭐한 기분을 느낀다(Ultra? Green? We're feeling sincerely flattered today)"는 글을 남겼다.
이는 아이폰13 시리즈에 추가된 '그린' 색상과 자체 설계한 PC용 시스템온칩(SoC)인 'M1 울트라'의 명칭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 올해 초 출시한 갤럭시S22 시리즈 등에 그린 색상을 도입한 바 있다. 아울러 '울트라'는 삼성전자가 지난 2020년 갤럭시S20 시리즈를 출시한 이래 최상위 모델에 붙이는 명칭이다.
아울러 삼성 모바일 US는 아이패드 에어 신제품이 공개되자 "갤럭시탭S8 시리즈는 S펜을 기본으로 제공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아이패드의 경우 애플 펜슬을 별도로 구매한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갤럭시S22' 시리즈를 공개하는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도 애플을 겨냥한 듯한 영상으로 눈길을 끌었다. 당시 공개된 영상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브리저튼'을 패러디한 것으로, 매킨토시 경이 여왕에게 우의를 바치지만, 여왕이 이를 마음에 들지 않아 하자 물세례를 받는 모습이 담겼다.
실제 역사에서 스코틀랜드 발명가 매킨토시가 우의를 개발했다는 기록이 있지만, 업계에선 애플이 1984년 내놓은 컴퓨터 이름이 '매킨토시'라는 점을 겨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물세례를 받는 장면은 애플이 아이폰12 시리즈의 방수 성능을 과장해 미국 소비자들의 소송을 받은 일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내놓는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지난해에도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애플은 '아이폰13' 공개 행사 당시 "솔직히 말하면 경쟁사는 아이폰 칩을 따라잡기 급급하다"며 "심지어 2년 전 출시한 칩과 비교해도 그렇다. A15 바이오닉 칩으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고 말하며 삼성전자를 저격했다.
당시 삼성전자 미국법인은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이미 주사율 120Hz를 적용한 지 꽤 됐는데", "반으로 접을 수 있다면 멋질 텐데", "데자뷔(기시감)를 느끼는 건 우리뿐인가?" 등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18.9%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다. 애플의 점유율은 17.2%로 양사의 점유율 격차는 1.7%포인트에 불과하다.
애플이 최근 중저가 제품군을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양사의 경쟁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저가 제품부터 프리미엄 제품군까지 전 라인업에 힘을 싣던 삼성전자와 달리 애플은 그간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했지만, 최근 중저가 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업계에선 애플이 아이폰SE 시리즈의 출시 주기를 단축해 2년마다 신제품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와 애플, 화웨이 등 '3강 구도'를 보였지만, 미국 제재로 인해 삼성전자와 애플의 양강 구도가 자리 잡은 상태"라며 "애플이 중국 시장에서 선전하며 삼성전자와의 점유율 격차를 좁히고 있어 양사의 견제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민지 기자(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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