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이렇게 많은 분들이 직접 구장에 올거라고 예상을 못했네요."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내야수)의 현역 선수 마지막 경기를 보기 위해 8일 롯데의 안방인 사직구장 앞 광장은 경기 시작 4시간여를 앞둘 때부터 많은 사람들이 찾았다.
이대호를 비롯해 롯데 선수들이 구장에 나오는 시간에 맞춰 미리 기다리는 팬들도 많았다. 이대호도 이날 LG 트윈스와 팀 정규리그 최종전이자 자신에겐 선수로서 마지막으로 치르는 경기를 앞두고 진행된 은퇴식 기자회견에서 "팬들이 이정도도 많이 찾아와 기다릴 줄 생각하지 못했다"며 "구장에 들어가야하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기다리던 팬들 모두에게 사인을 해주지 못한 점이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대호는 "막상 마지막 경기라고 하니 떨리고 기대도 된다"며 "한편으로는 나를 포함해 우리팀 선수들을 보기 위해 많은 분들이 구장에 오신 것도 그렇고 팬들을 보니 '이제는 정말 마지막인가?'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마지막 구장 출근길'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사직구장은 이날 만원관중을 이뤘다. 경기 개시 시각인 오후 5시에 한참 앞선 오후 2시 15분께 예매를 포함한 전 좌석(2만2,990석)이 모두 동이 났다. 롯데는 이로써 올 시즌 개막 후 3번째 홈 경기 매진을 기록했다. 이 정도면 '이대호 효과'인 셈이다.
조현봉 롯데 구단 매니저(전 운영팀장)은 "그동안 포스트시즌 경기도 여러 번 치렀고 구단에 입사해 올해까지 20년 넘게 일을 해오고 있는 동안 이번처럼 많은 관심이 모아진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조 매니저는 구단 프런트 중에서 롯데 인기 부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현장에서 오랜 기간 지켜본 인물이다.
그는 펠릭스 호세, 박정태, 마해영, 故 임수혁 등이 활약하며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한 1999시즌과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이대호, 강민호(현 삼성 라이온즈), 홍성흔(전 두산 베어스), 조성환(현 한화 이글스 수비코치) 등이 활약하며 KBO리그가 한창 인기몰이하던 2008~2010시즌을 현장 프런트로 경험했다.
조 매니저는 "한달 전 부터 주변 지인들로부터 이대호 은퇴 경기 당일 관람 티켓에 대한 문의가 거의 매일 쏟아졌다"면서 "구단에서도 어떻게 해줄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이유와 상황에 대해 설명하는라 힘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플레이볼'이 선언된 뒤에도 구장에 입장하지 못한 팬들이 제법 많았다. 구단은 사직구장 광장에 대형 TV를 설치해 이날 경기 중계방송을 틀었다.
아쉬운 마음에 발걸음을 돌리지 못한 팬들은 TV 중계를 통해 구장 안 그라운드 열기를 간접적으로 느꼈다. 한편 롯데 선수들은 이날 모두 이대호의 이름과 등번호 새겨진 특별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로 나섰다.
이대호는 은퇴식 유니폼에 대해 "마음에 든다. 구단 홍보팀과도 이 부분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내가 좋아하는 빨간색이라 더 좋다"고 말했다.
구단은 이대호의 은퇴식에 맞춰 이날 팬들에게 빨간색이라는 '드레스 코드'도 미리 공지했다. 롯데의 '부산 동백 유니폼'을 입고 구장을 찾은 팬들도 눈에 자주 띄었다.
이대호는 홈 팬들의 성원에 이날 첫 타석부터 화끈한 장타로 화답했다. 그는 1루수 겸 4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고 1회말 2사 1루 상황에서 맞은 첫 타석에서 LG 선발투수 김영준이 던진 2구째 배트를 돌렸고 타구는 적시 2루타가 됐다.
1루 주자 잭 렉스가 2, 3루를 돌아 홈으로 들어왔고 이대호는 올 시즌 101번째 타점을 올렸다.
/부산=류한준 기자(hantae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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