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미래 기술에 우리의 생존이 달려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기술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글로벌 대외 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위기를 이겨내고,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초격차 기술력' 확보가 최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27일 이사회를 열고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을 의결했다. 지난 2012년 부회장에 오른 지 10년 만이다.
이 회장은 '뉴삼성'은 초격차 기술 확보와 이를 위한 인재 양성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이날 사내게시판에 '미래를 위한 도전'이라는 글을 올리고 "창업 이래 가장 중시한 가치가 인재와 기술"이라며 "성별과 국적을 불문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인재를 모셔오고, 양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 미래 기술에 우리의 생존이 달려 있다"며 "최고의 기술은 훌륭한 인재들이 만들어 낸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줄곧 초격차 기술 확보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지난 6월 유럽 출장 후 귀국길에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지난 8월 기흥 반도체 R&D단지 기공식에서는 "차세대뿐만 아니라 차차세대 제품에 대한 과감한 R&D 투자가 없었다면 오늘의 삼성 반도체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기술 중시, 선행 투자의 전통을 이어 나가자.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들자"고 당부했다.
이달 17일에는 '2020년 국제기능올림픽 특별대회 고양' 폐회식에 참석해 기술 중시 경영 행보를 이어갔다. 앞서 이 회장은 전무 시절이던 지난 2009년 제40회 국제기능올림픽이 열린 캐나다 캘거리 대회장을 방문해 경기장을 둘러보고 선수들을 격려한 바 있다.
이재용 당시 전무는 "우리나라는 결국 제조업이고 다른 나라보다 위기를 빨리 극복해가는 것은 산업 구석구석에 있는 기술인력의 저력 덕분"이라며 "기술 인력 후원은 회사가 잘 되는 것뿐만 아니라 국민이 모두 잘 살도록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젊은 세대를 체계적으로 육성해 사회에 나올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본격적인 '이재용 체제'가 구축되면서 미래 먹거리 창출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지난 5월 반도체, 바이오, 차세대 통신, 신성장 IT 연구개발(R&D) 등을 중심으로 향후 5년 동안 450조원(국내 36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가장 주목 받는 분야는 반도체다. 지난 2019년 삼성전자는 오는 2030년까지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을 내세운 바 있다. 메모리 반도체보다 성장성이 높은 시스템 반도체 사업에 힘을 싣겠다는 판단에서다.
삼성전자는 현재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파운드리 분야에서는 업계 1위인 TSMC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올해 3분기에는 세계 반도체 매출 1위 자리를 TSMC에 내줬다.
바이오 역시 힘을 싣고 있는 사업이다. 삼성은 지난 2010년부터 바이오 사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며 바이오를 반도체에 버금가는 미래 먹거리로 육성해 '제2의 반도체 신화'를 이루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지난 2011년 설립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업계에서 압도적인 1위에 올라선 상태다.
이 회장은 이달 11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송도캠퍼스에 찾아 10년간 7조5천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를 통해 5·6공장을 추가로 건설하는 등 본격적인 '바이오 초격차'에 나설 계획이다.
차세대 통신도 주요 먹거리로 꼽힌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가 5G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역량을 빠르게 키울 수 있도록 전담조직 구성부터 연구개발, 영업·마케팅까지 전 영역을 진두지휘하며 직접 챙겨 왔다.
삼성전자는 10년 뒤 본격적으로 상용화될 6G 분야에서도 시장 선도를 위해 발 빠르게 나선 상태다. 지난 2019년 5월 삼성리서치 산하에 차세대 통신연구센터를 설립해 6G 선행기술을 연구하고 있으며, 지난 2020년 7월 '6G 백서'를 통해 차세대 6G 이동통신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회장 체제가 본격 시작된 만큼 그간 멈춰있던 M&A도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며 "미래 신사업 분야에서 적극적인 M&A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민지 기자(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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