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지난달 29일 늦은 밤 156명이 희생된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일촉즉발의 구급활동을 펼친 소방관들이 이번 주에 용산구 인근 현장 분향소에 배치됐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상식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일 익명의 한 소방관은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이태원 일대 구급대를 희생자 분향소에 근접배치하고 있다”며 이를 비판했다. 이태원 일대 구급대는 지난달 29일 이태원 참사 당일 참혹했던 현장에 출동했던 이들이다. 아비규환 상황에서 압사당하고 있는 이들을 구조하면서 심적 고통을 받은 바 있다.
이들은 당시 참혹했던 현장 경험 이후 상당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실정인데도 용산소방서는 공문을 통해 “이태원 다수사상자 사고와 관련해 용산구 분향소 설치에 따라 안전사고 발생시 신속한 대처를 위해 다음과 같이 소방력을 배치하고자 한다”고 지시했다.
해당 공문은 용산구 분향소 소방력 배치를 알리면서 “1일 오후 6시부터 별명이 있을 때까지 오전 9시에서 오후 9시까지 구급차량과 구급대원을 배치한다”고 적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한 소방관은 “참혹했던 현장에 대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 현장 구급대원을 희생자 분향소에 근접 배치하는 것은 비인간적”이라고 하소연했다. 당시 출동했던 구급대원들은 심리적으로 불안한데 희생자 분향소 근처에서 또 다시 악몽 같은 그날을 떠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심리적으로 불안한 구급대원에 이중 고통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29일 이태원 참사 현장에 출동했던 출동대는 용산소방서 2팀이었고 이번 주 낮 근무도 2팀인 것으로 확인됐다. 재난 현장에서 트라우마를 겪었던 해당 팀이 이번 주에 희생자들의 분향소에 배치돼 근무하는 상황이 된 셈이다.
용산소방서 측은 “당시 우선 출동했던 팀은 2팀이었는데 이후 전 소방서 인력이 출동했다”며 “현재 외상후스트레스 등 심리치료를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용산구 현장 분향소는 관할 소방서 관할이고 참사 당일 전 인력이 총동원됐던 터라 현장 분향소 파견에 우리 인력을 배치할 수밖에 없었다”며 “트라우마 등 여러 심리치료를 병행하면서 배치했고 현재까지 큰 불만을 제기하는 직원은 없다”고 설명했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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