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CJ ENM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과 KT 시즌 간 흡수합병이 완료됐다. 그간 티빙·웨이브 등 토종 OTT사는 콘텐츠 투자 확대 및 제작·수급비 증가 영향으로 적자를 기록해왔다. 이번 합병이 가입자 증대를 이끌고 수익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티빙(대표 양지을)은 시즌과의 합병기일에 맞춰 시즌 주요 콘텐츠의 티빙 서비스 준비에 착수했다고 1일 발표했다. 티빙은 지난 7월 이사회를 통해 KT 시즌과의 합병안을 결의한 바 있다. 티빙이 시즌을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시즌 서비스는 지난 31일 종료됐다.
최근 다수 국내 OTT 사업자들은 수익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넷플릭스 등 대규모 자본력으로 무장한 글로벌 OTT 기업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데다 콘텐츠 제작에 대한 투자비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티빙에 따르면 지난해 약 700억 원대 적자를 봤다. 웨이브 역시 500~600억 원대 적자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왓챠는 지난해 매출 708억 원, 영업손실 248억 원을 기록했다.
고창남 티빙 대외협력국장은 지난달 1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2022 국제OTT포럼에서 "콘텐츠 자체 제작이나 수급에 대한 비용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티빙이 엄청나게 적자로 가고 있는데 무엇을 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정부가 이런 부분에 대해 명확한 가이드를 가지고 정책을 펼쳤으면 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관건은 KT 시즌 흡수를 통한 수익개선 여부다. 증권가는 이번 흡수합병이 손익분기점을 넘는 계기로 작동할 것으로 전망한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방송은 TV 중심에서 디지털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CJ ENM 성장 동력은 티빙"이라며 "이번 KT 시즌 흡수합병으로 내년부터 티빙 사업은 손익분기점을 넘어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월간활성이용자수(MAU) 증가를 통해 시장 우위를 선점, 수익화 전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아이지에이웍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티빙 MAU는 430만 명 수준. 여기에 124만 MAU를 보유한 시즌 가입자를 추가 확보할 경우 다른 국내 사업자와 경쟁 측면에서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된다는 시각이다.
최용현 KB증권 연구원은 시즌 흡수합병을 통한 효과에 주목하면서 "내년부터는 KT 시즌과 협업을 통해 가입자가 대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된다면 향후 수익화 전략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동종업계 반응도 긍정적이다. CJ그룹은 콘텐츠 기획부터 제작, 유통에 이르기까지 미디어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어서다. KT스튜디오지니 중심의 미디어 역량이 더해질 경우 콘텐츠 수급과 제작 측면에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 수익성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
OTT업계 관계자는 "국내 OTT사업자가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어려움이라면 콘텐츠 수급이나 제작에 대한 투자비 문제다. 콘텐츠 세제지원에 대한 문제 등 아직 해결돼야 할 문제들이 많지만, 미디어밸류체인과 운영 노하우 등을 결합한 양사간 시너지 효과는 수익개선 측면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티빙은 오리지널 콘텐츠 라인업을 갖춘 티빙과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보여 온 시즌과의 시너지를 기반으로 티빙 경쟁력을 강화, 미래 성장 동력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시즌 주요 콘텐츠 약 700여 편을 순차적으로 티빙에서 공개하기로 했다. KT모바일 요금제·부가서비스로 시즌을 이용하던 이용자 중 티빙으로 계정 등록한 가입자 7만명에게 CU모바일 상품권 증정도 내걸었다.
티빙 관계자는 "시즌 주요 콘텐츠 약 700여편 규모가 순차적으로 티빙에서 공개할 계획"이라며 "풍성한 재미를 이용자에게 제공할 수 있게 돼 기쁘다. 시즌 이용자와 티빙 가입자 모두를 만족하게 할 다채로운 콘텐츠로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세준 기자(nocount-j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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