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현대모비스가 전동화 사업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관련 투자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전동화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20% 가까이 다다랐지만, 여전히 손익분기점(BEP)에는 못 미쳐 수익성 개선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의 전동화 사업 매출은 최근 3년간 연평균 50%를 넘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전동화 사업 매출은 지난 2019년 2조7천970억원에서 2020년 4조1천950억원, 지난해 6조930억원으로 연평균 58.9%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올해는 3분기만에 6조4천790억원을 달성하며 이미 지난해 연간 매출 규모를 넘어섰다.
전체 매출에서 전동화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9년 7.3%에서 올해 3분기까지 누적 기준 17.6%로 두 배 이상 높아졌다.
전체 매출의 약 76%를 차지하는 주고객사인 현대자동차와 기아를 비롯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전동화 전환이 가속화하며 핵심 부품 공급사인 현대모비스의 전동화 사업도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올라선 모습이다.
현대모비스는 전기차 시장의 급격한 성장에 발맞춰 관련 투자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0월 미국 전동화 부품 공장 설립 추진을 발표하며, 2030년까지 총 13억 달러(약 1조7천억원)을 투자해 북미 지역 생산 거점 총 5곳을 추가 확보하기로 했다.
우선 전기차 구동(PE·Power Electric) 시스템과 배터리시스템, 모듈 등 3개 공장을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가 들어서는 조지아주 서배너에 구축한다. 또 현재 현대모비스가 운영하고 있는 앨라바마와 조지아주 공장 인근에도 각각 배터리시스템과 PE 모듈 공장을 추가로 구축하기로 했다.
현대모비스의 전동화 사업은 급성장 중이지만 수익성은 여전히 마이너스다. 때문에 전동화, 부품제조, 모듈조립 등 전체 모듈 및 핵심부품 사업의 영업이익률은 2019년 1.5%, 2020년 0.9%, 지난해 0.5%에 불과했고, 올해는 원부자재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3분기까지 1천106억원의 영업적자에 그치고 있다.
전동화 사업이 수익성 측면에서 여전히 낮은 효율성을 보이고 있지만, 전동화 부품 수요는 고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투자 확대에 따른 외형 성장을 기반으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한 이후에는 현대모비스의 수익성 개선도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현대모비스 전동화 사업이 2년 내 BEP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주고객사인 현대차와 기아가 기존 모델뿐만 아니라 신규로 아이오닉 6, EV9 모델을 투입하면서 친환경차 생산을 계속 늘리고 있어 현대모비스의 전동화 사업의 외형 성장은 이어질 것"이라며 "2023년~2024년 사이로 예상되는 전동화 부문의 적자 축소와 BEP 통과는 밸류에이션(기업가치) 재평가의 중요한 촉매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모비스가 속도를 내고 있는 고객사 다변화도 전동화 사업의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3분기부터 신규 수주한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차 전용 모델 4종에 샤시모듈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대단위 모듈의 해외 수주는 지난 2006년부터 공급을 시작한 미국 크라이슬러에 이어 두 번째다. 현대모비스는 벤츠와의 장기 파트너십 강화를 통해 핵심부품 추가 수주 가능성도 높인다는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벤츠와 크라이슬러 외에도 현재 GM과 스텔란티스, 폭스바겐, 지리자동차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전장류와 램프, 사운드 시스템 등의 핵심 부품도 공급하고 있다.
조희승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모비스의 전동화 부품은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에 독점적으로 납품하고 있는데, 현대차와 기아가 전기차 생산 규모를 점점 확대하면서 고정비를 낮추고 BEP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물량 증가를 통한 규모의 경제뿐만 아니라 전기차 부품 기술력을 바탕으로 타 완성차 업체(OEM) 수주가 활발하게 진행된다면 더 높은 수준의 수익성 개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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