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글로벌 생산 거점'의 역할을 하고 있는 베트남을 종합 연구개발까지 수행하는 '글로벌 전략 거점'으로 육성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또 한-베트남 수교 30주년을 맞아 진행된 베트남 삼성 R&D센터 준공식을 계기로 양국 간 우호협력 증진에도 기여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2일 베트남 하노이 인근의 삼성전자 법인(SEV)을 방문해 스마트폰 생산 공장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https://image.inews24.com/v1/80aeb89ecd0469.jpg)
이 회장은 23일 하노이시 THT 지구에 위치한 베트남 삼성 R&D센터 준공식에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등 경영진과 함께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팜 민 찐 베트남 총리, 응우옌 쑤언 탕 호치민정치아카데미 원장, 찐 반 썬 베트남 총리실 주임장관, 휭 타잉 닷 베트남 과학기술부 장관, 오영주 주베트남 한국대사 등도 함께 했다.
또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과 미국·영국·인도 등 삼성전자의 주요 글로벌 R&D센터 임직원들은 베트남 R&D센터 준공을 축하하는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베트남 삼성 R&D센터는 글로벌 기업이 베트남에 세운 최초의 대규모 종합 연구소로, 대지면적은 1만1천603㎡, 연면적은 7만9천511㎡다. 앞으로 2천200여 명의 연구원들이 이곳에 상주하며 ▲스마트 기기 ▲네트워크 기술 ▲소프트웨어 등을 연구할 계획이다.
베트남 삼성 R&D센터는 지난 2020년 3월 착공해 3여년 만에 완공됐다. 이 회장은 지난 2020년 베트남을 찾아 R&D 센터 신축 현장을 직접 점검하고, 응우옌 쑤언 푹 주석과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공사 진행에 어려움이 있었으나, 베트남 정부의 방역 규정을 준수하면서 하루 평균 1천300명의 건설 인력을 안정적으로 운영했다"며 "안전사고 없이 계획대로 공사를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2일 베트남 하노이 인근의 삼성전자 법인(SEV)을 방문해 스마트폰 생산 공장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https://image.inews24.com/v1/c60eb569311761.jpg)
이곳은 지상 16층·지하 3층 규모로 건설됐으며 ▲최첨단 연구시설 외에 ▲피트니스 센터 ▲구내 식당 ▲옥상 정원 ▲동호회 공간 등 임직원들을 위한 다양한 복지시설을 갖추고 있다.
삼성은 모바일 기기용 소프트웨어의 핵심 기술인 ▲멀티미디어 정보 처리 ▲무선 통신보안 분야 등에 특화해 베트남 R&D센터의 전문성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이 회장은 이날 준공식에서 "베트남 삼성R&D 센터는 베트남의 산업 경쟁력을 강화시킬 것"이라며 "한·베트남 양국 간 우호협력 증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회장은 삼성R&D 센터 준공식을 전후로 하노이 인근 삼성 사업장을 찾아 스마트폰 및 디스플레이 생산 공장을 살펴보고 사업 현황 및 중장기 경영 전략을 점검한 후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삼성은 1989년 하노이에 삼성물산 무역사무소를 설치하면서 처음 베트남에 진출했고, 1995년 호치민에 삼성전자 법인을 설립해 TV 생산과 판매를 시작했다. 현재는 호치민, 박닌, 타이응웬 등에서 ▲스마트폰·모바일 기기 ▲네트워크 장비 ▲TV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을 생산하고 있다.
삼성의 베트남 투자는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과 판 반 카이(Phan Van Khai) 전 베트남 총리의 2005년 '하노이 회담'을 계기로 본격화됐다. 당시 이 선대회장은 베트남이 1986년 시장경제 체제 전환 이후 고도 성장을 이루는 데 성공했다. 또 향후 양국 간 경제 협력을 통해 더 큰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베트남에 대한 투자 확대를 결정했다.
이후 약 10여년에 걸쳐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2014년), 삼성SDI(2009년), 삼성전기(2013년) 등 전자부문 계열사들이 베트남에 진출했다. 현재는 6개 생산법인과 1개 판매법인 및 R&D센터 운영 중이다.
삼성은 당초 베트남에서 중저가 제품을 위주로 생산했으나, 점진적으로 투자를 확대해 현재는 최신 폴더블 스마트폰 및 4G·5G 네트워크 통신 장비, TV, 디스플레이, 카메라 모듈, 배터리 등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전체 판매량의 절반 가까이를 생산하는 '글로벌 생산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2일 베트남 하노이 인근의 삼성전자 법인(SEV)을 방문해 스마트폰 생산 공장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https://image.inews24.com/v1/c0e74fd8d03a1e.jpg)
베트남에는 삼성전자 등 전자 계열사 외에도 삼성생명(2008년), 삼성화재(2002년), 삼성물산 건설(2013년), 삼성엔지니어링(2013년), 제일기획(2011년), 호텔신라(2015년) 등이 진출해 있다.
이를 통해 삼성은 베트남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하며 양국 간 관계 강화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삼성은 2021년 베트남에서 수출 654억 달러를 기록해 베트남 총 수출(3천363억 달러)의 약 20%를 담당했다.
또 이 회장은 2012년 이건희 선대회장과 함께 베트남을 찾아 스마트폰 생산 현장을 점검한 이래 베트남 주요 인사들과 꾸준히 교류하며 삼성의 베트남 사업을 챙겨 왔다. 특히 지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응우옌 쑤언 푹 현 베트남 주석(당시 총리)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과 삼성은 한국과 베트남의 우호 증진에 기여하는 '민간 외교관'"이라고 평가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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