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예진 기자] 실제가 아니라 '가상' 아이돌로 화제가 된 4인조 걸그룹 '메이브'. 최근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 '쇼! 음악중심'에서 화려하게 데뷔하며 눈도장을 찍었다. 이날 영상은 네이버TV 기준 '쇼! 음악중심' 출연팀 중 가장 높은 조회 수를 자랑했다. 데뷔곡 뮤직비디오는 공개 2주만에 조회 수 1천만 회를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다.
메이브는 약 9년간 쌓인 넷마블의 AI 기술력과 손자회사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의 손길로 탄생했다. 이게 끝이 아니다. 메이브는 넷마블이 AI 기술을 통해 '큰 그림'으로 추진 중인 가상인간 프로젝트 '메타휴먼'의 일부다.
넷마블 AI센터 관계자는 "메타휴먼의 외모·성격을 고려해 자체적으로 개성 있는 목소리를 만드는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메타휴먼의 움직임이나 포즈, 표정 등 기존에는 사람이 직접 보정하던 작업들을 자동화하는 기술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게임에선 음성 기술을 통해 개발 과정 효율화와 게이머들의 재미 효과를 노릴 수 있다. 음성을 통해 게임 캐릭터의 얼굴 애니메이션을 자동으로 생성하는 식이다. 발성에 맞는 감정을 추출하고 이에 맞는 표정과 '립싱크' 애니메이션을 게임 캐릭터에 적용하는 것이다. 실제 캐릭터의 얼굴 제작에서는 발화되는 내용과 입술 모양을 일치시키는 작업이 가장 번거롭다. 넷마블 AI센터 관계자는 "이런 기술로 게임 내 장면이 몰입감 있게 표현되면 재미와 만족감이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넷마블은 음성AI 부문에서 한수 위라고 자평한다. 3년 전에는 국내 업계 최초로 음성 AI로 명령을 내리는 '모니카' 시스템을 모바일게임 'A3: 스틸얼라이브'에서 도입했다. 가령 "모니카, 메인 퀘스트 시작해줘"라고 말하면 퀘스트가 자동 실행되고, 게임 메뉴도 터치 대신 음성으로 선택할 수 있다.
넷마블은 이런 내용을 담은 '딥러닝 기반 모바일 음성 인식 기술' 논문으로 세계 최고 권위 AI 콘퍼런스인 NeurIPS(신경정보처리시스템학회)'에서 만장일치로 심사를 통과했다.
넷마블은 2014년부터 AI 연구를 해오다 2018년 전담 연구 조직 'AI센터'를 설립했다. 내부 부서 명칭에는 '아무도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을 내자'는 도전 정신을 담았다. 지능형 게임 제작에 초점을 맞춘 '마젤란실'과 이용자 데이터 기반 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콜럼버스실'이 그것이다.
이중 콜럼버스실은 AI 서비스 엔진을 통해 게임의 수명주기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AI센터 관계자는 "게임에서 수집된 빅데이터를 활용해 이용자의 습관, 행동, 실력 등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게임 내 이용자 생애 구간(이용자 유입부터 이탈까지)을 극대화하는 게 목표"라며 "이 엔진은 이용자의 아이템 구매와 소비 패턴을 분석해 업데이트와 이벤트를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데도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급속도로 진화하는 AI 기술을 따라잡기 위한 고민도 깊다. AI센터 관계자는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기술 자체(what)이 아닌 기술 접목 방식(how)"이라며 "챗GPT나 스테이블 디퓨전(이미지 생성 챗봇) 등의 AI 서비스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결과물이 천차만별이라는 점을 주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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