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삼성전자가 오는 4월 일본에서 출시될 '갤럭시S23' 시리즈에 '삼성' 로고를 8년 만에 넣을 예정인 가운데 이재용 회장의 방일이 판매 기폭제가 될 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간 스마트폰, 태블릿 등 모바일 제품에 '삼성'을 숨기고 '갤럭시' 로고만 새겼으나, 최근 현지에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삼성' 브랜드를 다시 노출시키기로 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다음 달 출시하는 '갤럭시S23' 시리즈부터 앞으로 선보이는 모든 모바일 제품에 '삼성' 브랜드를 각인 시킬 예정이다. 삼성 모바일 기기에 '삼성' 로고가 들어가는 것은 8년 만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5년 갤럭시S6 출시 때부터 모바일 제품에 '삼성'을 지우고 '갤럭시' 브랜드를 표기했다. 삼성전자의 일본 내 점유율이 높지 않았던 탓에 일본 통신사들이 이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이 삼성전자의 무덤으로 불린 것도 이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국 제품을 선호하는 일본 시장에서 한국 회사라는 인식을 주지 않기 위해 삼성 로고를 지운 것으로 안다"며 "일본에선 한국산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매우 낮은 상태로, 글로벌 1위인 삼성전자도 예외는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현지 마케팅 전략에 힘입어 지난해부터 일본 내 입지가 올라가자 자신감을 얻은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명칭을 변경키로 했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0.5%로 애플(56.1%)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지난해 1분기에는 13.5%까지 치솟았는데, 이는 2013년 1분기 14.1%를 찍은 후 10년 만에 분기 기준 최고치다.
삼성전자가 일본에서 연간 기준 시장점유율 2위에 오른 것도 2년 만이다.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2020년 10.1%로 애플(61.0%)에 이어 2위였으나, 2021년에는 9.7%로 떨어지며 샤프(10.0%)에 밀려 3위로 주저 앉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본에서 갤럭시 브랜드의 인지도가 많이 올라왔다"며 "삼성이란 브랜드를 일원화해 글로벌 마케팅에 본격 드라이브를 걸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의 일환으로 삼성전자 재팬은 지난달 28일 기존 온라인 웹사이트였던 '갤럭시 모바일 재팬'을 '삼성 재팬'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대대적인 개편을 진행했다. 또 온라인몰 활성화를 위해 2년 안심 보증 선물 캠페인 등을 벌이며 고객 모으기에 나섰다.
업계에선 '갤럭시S23' 시리즈 출시를 앞두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일본을 방문하는 것이 판매량 확대에 도움이 될 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 회장이 일본 내 인맥이 두터운 데다 현지에서 삼성 오너로서의 이미지도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이번 일본 방문 때 재계 거물인 우시오 지로 우시오전기 회장을 비롯해 현지 양대 이동통신사업자인 NTT도코모, KDDI 경영진을 만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2007년 현지 가전시장에서 30년 만에 철수하면서 현재 일본에서 운영하는 소비자 품목이 스마트폰밖에 없다"며 "과거사 왜곡, 강제징용 배상 판결, 대(對)한국 수출 규제 등을 거치며 한국산 제품에 대한 '혐한' 정서가 생겨 그동안 판매 확대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최근 우호적인 한일관계 형성으로 삼성전자의 현지 사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듯 하다"고 말했다.
이어 "'갤럭시S23' 시리즈가 전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고 있는 데다 애플이 아직 내놓지 않은 폴더블폰에 대한 관심이 일본에서도 증가하는 추세란 점에서 삼성전자가 올해 시장점유율을 전보다 더 높일 수 있을 듯 하다"며 "특히 폴더블폰에선 중국 기업들과 기술력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만큼 선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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