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지난 2019년 7월 강행된 일본의 수출규제에 따른 국내 전자 산업 경영 실적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반면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은 더 강화하는 분기점이 마련돼 전자업체 상위 100곳의 2019년 대비 2021년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가 '2019년 일본 수출규제가 국내 전자 업체 경영 실적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일본이 우리나라를 상대로 강행한 반도체 필수 품목 등의 수출규제에 따른 여파는 되레 국내 전자 산업의 경쟁력을 서둘러 강화하는 계기가 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경영 실적 수치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국내 전자 업종에 있는 상위 100곳의 지난 2019년 매출 규모는 271조3천460억원에서 일본의 수출규제가 이어진 다음 해인 2020년에 288조3천588억원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6.3% 정도 덩치가 커진 것이다.
다시 1년이 흐른 지난 2021년에는 352조5천448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22.3%나 전자 업체들의 매출 체격이 성장했다. 2019년 대비 2021년을 비교해보면 일본의 수출 규제 2년 새 국내 전자 100대 기업의 회사 외형이 30% 정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일본이 수출규제를 단행하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전자 업체에 일정 부분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결과는 정반대로 움직였던 셈이다.
구체적으로 국내 매출 1위 기업인 삼성전자는 2019년 154조원 수준이던 매출보다 2020년(166조원)과 2021년(199조원)에 더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2019년 대비 2021년 매출은 29% 정도 증가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도 2019년 25조원→2020년 30조원→2021년 41조원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회사 매출이 우상향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2019년 대비 2021년 매출 덩치는 60% 넘게 뛰었다. 일본의 수출규제가 국내 주요 전자 업체의 매출 타격에 별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영업내실 증가세는 매출 외형보다 눈에 띄게 상승했다. 국내 100대 전자 업체의 지난 2019년 영업이익 규모는 16조9천392억원 수준이었는데, 1년이 흐른 2020년에는 28조1천131억원으로 증가했다. 2021년에는 50조2천11억원으로 이전해 보다 더 높아졌다.
2019년 대비 2020년에는 66%나 영업이익이 커졌다. 2019년 대비 2021년으로 비교해보면 2년 새 30조원 넘는 이익이 증가하며 196.4%나 퀀텀점프했다.
같은 기간 동안 국내에 진출해 있는 일본 회사들의 경영 실적도 고전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대부분 좋았다. 우리나라에 50% 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주요 33개 일본 기업의 경영 실적을 살펴본 결과,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33곳의 2019년 대비 2021년 매출은 10조746억원에서 11조3천950억원으로 13.1% 올랐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천172억원에서 7천682억원으로 48.5%나 상승했다. 국내서 활약하는 일본 기업들도 자국의 수출규제로 인한 경영 피해가 매우 적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국내서 활약하는 일본 기업 중에서는 전라북도 익산시에 소재한 동우화인켐이 지난 2021년 2조5천995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지난 2019년과 2020년에는 각각 2조5천114억원, 2조5천267억원으로 2년 연속 매출 증가세를 이어갔다.
소니코리아의 매출도 2019년 1조4천331억원에서 2020년과 2021년에는 각각 1조5천335억원, 1조6천519억원으로 높아졌다. 또 광주광역시에 법인을 두고 있는 한국알프스도 2019년 7천37억 원, 2020년 8천692억 원이었는데 2021년에는 1조2천492억원으로 한국에서 1조 원대 매출을 올리는 회사 중 한 곳으로 이름을 올렸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우리나라를 상대로 수출규제를 단행한 일본의 경제 압박 전략은 사실상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코로나19가 비대면 사업을 앞당긴 것처럼 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해 한국 기업들은 경쟁 비교 우위에서 상당한 자신감을 얻음과 동시에 소재·부품·장비 업종에 있는 소부장 산업의 경쟁력을 더 빨리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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