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시은 기자]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북미 판매 확대로 동박 업계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냈다. 다만 캐즘(chasm·일시적 수요정체) 장기화로 일시적인 판매량 둔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에너지저장장치(ESS)·하이브리드용 동박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수익성 개선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3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99.6% 증가했으나, 전 분기 대비해서는 29.9% 감소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관계자는 7일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런던금속거래소(LME) 가격 상승에 따른 재고자산평가 손실과 글로벌 물류비용 증가로 인해 전 분기 대비 수익성은 감소했으나 흑자 기조는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북미 고객사 판매량 증대가 흑자를 견인했다. 올해 4분기부터는 생산능력(CAPA) 연산 6만톤 수준의 말레이시아 5·6공장 양산이 시작되면서 판매량은 지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관계자는 "말레이시아 5·6공장은 테스트 가동 중"이라면서 "북미 고객사에 샘플 제공 중으로 올해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양산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판매는 내년 1분기부터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하반기에는 전방산업 부진과 정책 변동성 확대로 매출 성장이 둔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당초 증설 계획의 속도를 조절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스페인 프로젝트의 경우 스페인 정부 인허가 및 유럽 고객사의 역내 증설 계획을 감안해 당초 계획인 2025년 말보다 다소 지연된 오는 2027년 6월에 완공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2025년을 목표로 스페인 카탈루냐주 몬루이치에 전기차 배터리용 하이엔드 동박 공장 건설 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또 북미 프로젝트 역시 미국 정부의 정책 변동성을 감안해 투자 시기를 탄력적으로 조절하겠다고 언급했다.
유럽향 판매의 경우 캐즘 장기화로 인한 고객사 가동률 조정으로 부진이 예상된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관계자는 "유럽 측에서 3분기 일시적으로 물량 축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유럽 내 중국 규제가 강화되면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제품 수요도 중장기적으로는 증가할 것으로 봤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에 유럽 내에서는 중국에 대한 규제 움직임이 진행 중"이라면서 "고객사의 CAPA 증설·신설 등 승인 과정을 살펴보면 현재 중국 제품으로 승인을 진행하고 있는 회사는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전기차(EV) 시장 부진을 ESS와 하이브리드용 동박 등의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관계자는 "전년 대비 ESS 핵심 고객 판매량은 90% 이상 증가했다"면서 "하반기에도 이런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또 "소형 라인에 대해서도 전동 공구 시장들이 3분기부터 회복되는 조짐들이 보여 이러한 수요에도 지속적으로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하이브리드의 경우 전년도 상반기 대비해서 판매량은 40% 정도 증가했으며, 상반기 대비 하반기에는 100% 정도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대해선 "최근 이런 일본 셀 메이커 판매량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하이브리드 차량 수요가 증가하면서 도요타 등 일본 OEM 업체의 하이브리드용 배터리를 공급하는 일본 고객사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설비투자(CAPEX)는 기존 증설 계획인 2조5000억원 수준을 유지하되 시장 상황에 맞춰 집행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2조5000억원의 소요 자금은 당사 보유 자금이나 향후 받게 될 보조금, 나머지 부분은 DOE(미국 에너지부)론 등으로 조달 가능할 것"이라며 "다만 이제 이런 투자와 같은 부분은 시장 상황에 예의주시하면서 신중하게 결정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김연섭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대표는 "하반기에 대한 기대가 제한적이기는 하나 우려할 수준은 없을 것"이라면서 "현재의 불확실성과 투자 환경으로 투자 시기가 다소 지연되고 있지만 하이엔드 시장이 개화되는 2026년을 감안할 때 당사는 늦어도 2027년에는 생산 용량의 추가가 필요한 상태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성장 시장인 유럽과 미국에서 이런 점을 감안해서 매몰 비용이 과다 발생하지 않도록 신중하게 접근하되 시장 선점의 기회를 실기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검토·시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시은 기자(isieun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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