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태현 기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대표 상장지수펀드(ETF) 2종의 총보수를 파격적으로 인하했다. ETF 1위 사업자인 삼성자산운용과 최근 시장 점유율을 대폭 늘린 한국투자신탁운용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운용은 6일 'TIGER 미국S&P500 ETF'와 'TIGER 미국나스닥100 ETF'의 총보수를 기존 연 0.07%에서 0.0068%로 내린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2월6일부터 해외 대표 ETF의 보수율을 업계 최저 수준으로 인하한다고 밝혔다. 동등한 보수율을 유지해온 한국투자신탁운용을 직접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금융투자협회]](https://image.inews24.com/v1/6d7152eec715ca.jpg)
두 상품은 미래에셋운용의 대표 ETF 상품이다. TIGER 미국S&P500 ETF'는 지난해 국내 상품 중 개인 순매수 규모가 가장 컸다.
미래에셋운용이 총보수율을 내린 해외 ETF는 미래에셋운용이 시장 점유율 과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운용과 한투운용이 2위와 3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번 보수율 인하로 미래에셋운용의 ETF 보수율은 삼성운용(연 0.0099%)보다도 낮아졌다. 특히 동일한 보수율을 유지하던 한투운용 입장에서 영향이 불가피해졌다. 한투운용은 해외 ETF를 중심으로 전체 ETF 시장 점유율을 2023년 4.9% 수준에서 지난해 말 7.6%로 끌어 올렸다.
미래에셋운용의 ETF 보수율 인하는 점유율이 38%로 떨어진 삼성운용을 따라잡는다는 목표와 함께 한투운용의 점유율 확대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을 수 있다.
미래에셋운용이 두 ETF의 총보수를 인하한 건 지난 2020년 11월 연 0.3%에서 0.07%로 내린 이후 약 4년 만이다. 그 만큼 미래에셋운용의 절박함이 더해졌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지난해 연말 ETF 시장을 선도해야 한다는 의사를 피력한 것이 이번 보수 인하에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운용을 넘어서고, 한투운용의 추격을 저지하기 위해 보수 인하라는 공격적 대응을 택한 셈이다.
미래에셋운용의 ETF 시장 점유율은 이달 4일 기준 35.6% 수준으로 삼성자산운용 38%와 2.4%포인트(p) 차다. 2023년 3.4%포인트에서 격차를 줄이긴 했지만, 점유율 자체는 오히려 줄고 있다. 삼성운용과 미래에셋운용의 줄어든 점유율은 한투운용이 가져간 것으로 볼 수 있다.
/정태현 기자(jt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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