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미국 정부가 역내 수입되는 철강과 알루미늄에 추가 관세를 부과키로 하면서 국내 철강업계에 미칠 충격파가 커져가는 양상이다. 국내 철강업계로서는 세 번째로 수출을 많이 하는 국가에서 가격 경쟁력을 잃어버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미국으로 수입되는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이 담긴 포고문에 서명했다. 이번 관세 조치는 내달 12일부터 발효된다.
한국은 지난 2018년부터 연간 263만t까지 대미 철강 수출 물량을 제한하는 쿼터제를 적용 받아왔다. 대신 해당 물량에 한해서는 관세가 면제됐는데 이번 조치로 인해 쿼터제 자체가 폐지되고 타 국가와 동일하게 25%의 관세가 적용된다.
대미 수출 물량 제한이 풀어진 것은 고무적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그간 무관세 혜택을 받아왔던 것이 사라져 미국 시장에서 사실상 가격 경쟁력은 사라진 셈이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시장이 국내 철강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큰 상황인데 이번 발표로 사실상 타국가와 동일하게 경쟁 해야만 하는 상황이 됐다"고 귀띔했다.
앞서 업계에서는 무관세 조치를 적용받는 6개국과 국가연합(한국, 일본, 브라질, 아르헨티나, 영국, EU)을 제외한 국가에는 추가적인 25% 관세가 붙어 50%의 관세가 매겨질 것으로 예상한 바 있지만 그런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무관세 혜택이 사라지면서 비혜택국가가 동일한 선상에서 경쟁하게 된 것이다.
특히 한국의 대미 수출 철강 물량은 점차 증가 추세에 놓여있었지만 이번 조치로 인해 급격하게 하락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252만 9719톤(t)이었던 대미 수출 물량이 지난 2024년 276만 6234t으로 9%까지 늘었다. 지난해는 쿼터제 263만t을 넘어서는 수출을 기록했는데 일부 쿼터제를 적용받지 않는 품목이 반영된 수치다.
뿐만 아니라 미 시장은 국내 철강업계가 해외로 수출하는 국가 중 세 번째로 수출을 많이하는 시장이라는 점에서도 이번 조치는 뼈 아프다. 지난해 기준 한국이 해외로 수출한 전체 철강 물량 중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9.8%로 일본, 인도에 이어 세 번째로 수출을 많이 하는 국가다.

현대제철의 경우 미 현지에 자동차 강판 제품 생산 공장 건립을 추진 중에 있어 일견 긍정적인 측면도 존재하지만 포스코홀딩스, 현대제철 입장에서는 관세 철퇴를 그대로 방어막 없이 맞아야만 하는 상황이다.
다만 지난 트럼프 1기 당시와 동일하게 한미 양국간 통상 합의가 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 2018년 미 정부는 현재와 동일하게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를 시행하려 했지만 한미 양국간 합의 끝에 물량을 줄이는 쿼터제를 적용하는 대신 무관세 혜택을 받았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트럼프 1기 때처럼 극적인 합의 가능성도 있다"면서 "현재 통상 채널 등 가용한 방법을 총 동원헤 물 밑 노력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한얼 기자(eo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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