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글로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극복하기 위한 사업 전략을 제시했다. 혁신 기술과 치밀한 시장 분석,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하는 등 배터리 업계의 위기 극복을 위한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접근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정경환 LG에너지솔루션 경영전략담당 상무가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의 '더 배터리컨 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종성 기자]](https://image.inews24.com/v1/d4d7353dfdab08.jpg)
국내 최대 배터리산업 전시회인 '인터배터리 2025'가 서울 코엑스에서 지난 5일부터 오는 7일까지 열리는 가운데, 국내 배터리 3사가 '도약을 위한 전략과 비전'을 주제로 컨퍼런스를 진행했다.
최근 전기차 캐즘의 주요 원인으로 배터리 안전성 우려, 인프라 구축 미흡, 다양한 모델 부재 등이 꼽히는 가운데, 배터리 3사는 이를 극복하고 향후 도래할 '슈퍼 사이클'에 대비하기 위한 전략을 소개했다.
LG엔솔 "향후 3~5년이 '골든 타임'⋯제품·가격 경쟁력 확보에 생존 달려"
정경환 LG에너지솔루션 경영전략담당 상무는 전기차 캐즘의 배경으로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에 따른 고금리 환경으로 전기차 구매 동인 감소 △북미 및 유럽의 정책 변화와 보조금 축소 △높은 전기차 가격과 관련 인프라 구축 미흡 등을 꼽았다.
정 상무는 "배터리 업계가 다양한 변동성 속에서 생존 전략을 마련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향후 3~5년이 제품 경쟁력 확보와 원가 혁신, 유연한 제품 포트폴리오 구축에 있어 '골든 타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중국의 공급 과잉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배터리 가격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고객들의 요구가 더욱 세분화되는 등 대응해야 할 과제가 많아지고 있어 얼마나 유연하게 사업 환경에 적응하고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느냐에 생존이 달렸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제품 경쟁력 강화 전략으로 △미드니켈 등 가성비 제품 △리튬·인산·철(LFP) 기반 솔루션의 고용량화 △전통적 공법을 넘어 업그레이드된 제조 공법 적용 △파우치형·각형·원통형 등 3가지 폼팩터에 모두 대응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 구축 등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전기차(EV)뿐만 아니라 에너지저장장치(ESS)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로봇 등 신규 애플리케이션으로의 시장 확대, 배터리관리시스템(BMS) 기반 안전·퇴화 진단 솔루션 등 소프트웨어 사업도 적극적으로 개발 중이다.
정 상무는 원가 혁신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접근법으로 △소재 원가 절감 △제조 혁신 △밸류체인 최적화 등을 설명했다. 그는 "공급망 전반에서 최적화된 원가 구조를 설계하고 주요 공급업체와의 전략적 협력을 확대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권역별 리사이클(재활용) 체계 구축과 스마트팩토리 기술을 통한 품질 균일화와 생산 효율성 개선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 준비 전략으로는 크게 차세대 전지와 뉴 서비스 비즈니스 구축을 중심으로 △전고체 배터리의 양산 기술 확보 △건식 전극 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배터리 개발 △배터리 데이터 기반 금융·전력 서비스 사업 확장에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정경환 LG에너지솔루션 경영전략담당 상무가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의 '더 배터리컨 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종성 기자]](https://image.inews24.com/v1/e97304b7b49442.jpg)
삼성SDI "철저한 소비자 조사 기반 고객 수요에 최적화"
삼성SDI는 철저한 소비자 조사를 통한 고객 수요 최적화에 집중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5년간 꾸준하게 성장한 것처럼 보이지만,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시점별로 관련 제도나 보조금 정책 등 인센티브가 바뀌거나 신차 출시 여부에 따라 들쑥날쑥한 성장을 해왔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큰 흐름에서는 여전히 전기차 시장이 성장세인 만큼, 향후 소비자들의 수요를 대비해 미리 제품 개발 등으로 준비하겠다는 방침이다.
곽현영 삼성SDI 자동차배터리 마케팅팀장은 "삼성SDI는 철저한 소비자 조사를 통해 다양한 소비자의 수요에 최적화한 사양의 제품을 내놓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비용과 가치의 적정선을 찾아 맞추기 위해 어떤 수요가 있는지 파악하고 그에 맞는 제품 사양을 미리 생각해서 완성차(OEM)에 선제적으로 제안하는 방식으로 우선순위를 정해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SDI의 각형 배터리 기술력을 바탕으로 안전성을 높여 고객의 신뢰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곽 팀장은 "이번에 '인터배터리 2025'에서 선보인 배터리는 열 폭주 현상이 발생했을 때, 가스나 뜨거운 열이 다른 셀로 확산되지 않도록 배출 경로를 정해 놓았다"며 "또 중간에 특수 시트를 적용해 열 확산을 방지하는 신기술을 도입해 배터리의 안정성을 더욱 높였다"고 강조했다.
특히 각형 배터리는 크기와 높이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어 에너지 밀도를 최적화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를 통해 제조 공정에서 에너지 효율과 비용 측면에서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전고체 기술 개발에서 앞섰다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곽 팀장은 "삼성SDI는 2027년 하반기에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크기 확장 기술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경환 LG에너지솔루션 경영전략담당 상무가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의 '더 배터리컨 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종성 기자]](https://image.inews24.com/v1/bbbf6c838d0b25.jpg)
SK온 "AI 도입으로 생산·품질 관리 고도화⋯2028년 배터리 AI 파운데이션 모델 구축"
SK온은 배터리 전 사업 영역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배터리 기술의 혁신을 이뤄낸다는 방침이다.
김상진 SK온 온 N/F제품개발실장 부사장은 "전통적인 배터리 산업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는 얼마나 효율적으로 기술을 발전시키느냐, 비용을 어떻게 절감하느냐, 품질을 어떻게 확보하느냐의 방법이 경쟁 우위의 요소였다"며 "이런 방식으로는 시간, 인력, 돈이 많이 들었지만, 최근 대두되는 AI 기술을 활용하면 보다 효율적으로 고품질의 제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배터리 분야에서는 AI 기술이 신소재 탐색, 성능 예측, 공정 최적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다"며 "SK온은 이러한 AI 기술을 적극 도입해 혁신을 이뤄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SK온은 연구개발(R&D) 과정에서 일반적인 프로세스는 물론, 고객 요청, 셀 디자인, 비용 분석, 생산, 검증 등 과정에서 설계 AI 모델 '아담(ADAM)'을 활용하고 있다. 모든 데이터를 학습하시고, 비용 원가분석까지 포함해 비용과 시간을 적게 들여 제품을 개발해 효율을 높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제조와 품질 관리에도 AI 기술을 적극 도입했다. 사람이 검사하면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작업을 AI를 이용해 단시간에 수행하고, 불량품 검출력을 높여 생산 효율을 높인다는 설명이다.
SK온은 향후 생성형 AI 플랫폼을 구축하고, 그에 기반해 사업의 전 영역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특정 분야에 국한된 AI가 아니라, 각 분야별로 언제든 끄집어내서 사용할 수 있는 가장 기초가 되는 AI 모델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내부적으로는 실험, 제조, 품질 데이터뿐만 아니라 인적 데이터, 재무 데이터 등 모든 것을 아우르는 AI 모델로, 외부적인 시장환경, 트렌드 등의 데이터까지 끌어와 전 사업 영역에서의 의사결정에 효율성을 높인다는 목표다.
김 부사장은 "현재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준비하는 단계"라며 "3년 후인 2028년께는 SK온만의 배터리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구축해서 회사 경쟁력을 보다 크게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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