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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언제쯤"⋯홈플러스 입점 사장들 '발동동' [현장]


일부 1월 매출 정산금 못 받아⋯"기다리라는 공문만 덜렁"
협력사 납품중단 일부 재개했지만 소비자·직원 불안 여전

[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오늘이나 내일 중으로 이곳에 입점한 사장들과 함께 홈플러스 측에 찾아가기로 했어요. 돈을 받아야 정상적인 영업이 가능한데, 이 와중에 원자잿값은 계속 오르고 너무 답답하네요."

7일 오전 홈플러스 잠실점 매장으로 소비자가 들어가고 있다. [사진=진광찬 기자]
7일 오전 홈플러스 잠실점 매장으로 소비자가 들어가고 있다. [사진=진광찬 기자]

7일 찾은 서울 송파구 홈플러스 잠실점. 이곳의 일부 공간을 임대해 장사를 하는 한 점주는 지난 매출분을 받았냐는 질문에 "너무 힘들다"며 에둘러 대답했다. 이 매장은 홈플러스 전용 단말기를 사용하고, 추후 홈플러스로부터 임차료와 관리비 등을 제외한 매출을 받는다. 그는 홈플러스로부터 대금을 차차 지급하겠다는 공문을 받기는 했는데, 구체적인 지급 일정은 듣지 못했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에 입점한 일부 사장들과 함께 회사 측에 문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홈플러스에 입점한 다른 사장들과 이야기해봐도 상황이 비슷한 것 같다"며 "뉴스에서 나오는 소식으로 마트의 상황을 알고 있을 뿐 구체적으로 들은 게 없다. 우리는 소상공인이라 하루하루 먹고살기 급급한 사람들이라 답답하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7일 오전 홈플러스 잠실점 매장으로 소비자가 들어가고 있다. [사진=진광찬 기자]
7일 홈플러스 잠실점 식품 코너에서 소비자들이 물건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진광찬 기자]

이날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홈플러스에 입점한 일부 업체들이 지난 1월분 매출 정산금을 받지 못해 발을 구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4일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홈플러스는 '법원 허가 후 지급하겠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는 기업회생절차 개시 이후 협력사 이탈로 납품 중단 사태를 맞으며 회생의 불씨가 위태로워지기도 했다. 주요 협력사들이 제품 납품을 줄줄이 중단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날 오뚜기 등 일부 업체가 납품을 재개했지만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반전된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현재 홈플러스는 CJ제일제당·농심 등에서 제품을 정상적으로 공급받기로 합의했으며, 다른 협력사들과도 재개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전날 오뚜기·롯데웰푸드·롯데칠성·삼양식품·동서식품·LG전자 등은 자금 집행이 불확실해지자 홈플러스 납품을 일시 중단한 바 있다.

이날 찾은 홈플러스 매장에서도 납품을 중단했거나 재개한 협력사 상품들이 평소와 같이 채워져 있었다. 마트에서 물건을 진열하던 한 협력사 직원은 "납품이 중단됐다 하더라도 매장에 구비해 둔 재고가 남아 있어 당장 상품을 판매하는 건 지장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7일 오전 홈플러스 잠실점 매장으로 소비자가 들어가고 있다. [사진=진광찬 기자]
7일 홈플러스 잠실점 계산대가 소비자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진광찬 기자]

매장은 연중 최대 할인 행사인 '홈플런'이 열리며 소비자들로 북적였지만,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소비자들은 매장 영업이 그대로 유지되는지 우려하고 있는 데다, 직원들의 불안감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지급 불능 상황 속에 소비자 환불 중단은 물론 직원 월급 미지급으로 인해 퇴사행렬이 이어졌던 '티메프 사태'와는 또 다른 상황이지만, 자금 지출을 위해서는 법원 보고 절차를 따라야 해 정산 지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이에 일부 협력사들은 담보 설정, 선결제 등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에 대한 책임론도 일고 있다. 안수용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위원장은 6일 MBK파트너스 본사 앞에서 "지금 현장에서는 회사가 언제 망할지, 폐점이나 정리해고로 언제 일자리를 잃을지 몰라 직원들의 불안이 극에 달하고 있다"며 재무 상황이 극도로 악화한 상황에서도 MBK는 아무런 자구 노력을 하지 않았고 갑자기 기업회생 절차를 밟으면서 지금까지 어떠한 대책도 내오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 홈플러스 측은 일단 상거래 채권에 대한 지급을 재개했다며 국민을 향해 안심해도 좋다는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가용 현금 잔고가 3090억원이고, 영업활동으로 유입되는 순 현금도 이달에만 약 3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돼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지난 6일 대금 지급 재개 이후 납품을 일시 유예한 다른 협력사들과도 계속 협의가 완료되고 있어 곧 입고가 안정화될 예정"이라며 "안심하고 매장을 방문해도 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재판장 정준영 법원장)는 홈플러스가 신청한 회생채권 조기변제를 허가한다고 밝혔다. 홈플러스가 변제 허가를 신청한 규모는 지난해 12월부터 2월까지 3개월 동안 발생한 물품·용역대금(상거래 채권) 약 3457억원 상당이다. 회생절차 진행 중에도 밀린 납품 대금을 변제할 길이 열렸다는 의미로, 홈플러스가 주장하는 대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정산이 원활하게 이뤄질 것인지가 납품업체와 소비자들이 주목할 부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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