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유림 기자] 취임 1년을 맞는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사법 리스크를 비롯한 카카오 안팎의 위기 속에서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는 데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창업자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경영 복귀 1년 4개월 만에 건강상의 이유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정 대표의 리더십은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 [사진=아이뉴스24 포토DB]](https://image.inews24.com/v1/d61bafeb2afa8a.jpg)
초유의 위기 속 경영 공백 최소화 주력⋯'카카오표 상생'도 지속
지난 해 3월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정신아 대표가 카카오 수장을 맡은 때는 카카오 그룹을 둘러싼 위기가 한창일 때였다. 자율 경영의 부작용으로 모럴 헤저드가 수면 위로 떠올랐고, SM 인수 과정에서 시세조종 혐의로 김범수 창업자를 비롯한 주요 경영진이 수사를 받고 있었다.
김범수 창업자는 정신아 대표를 낙점한 데 대해 “카카오는 근본적 변화를 시도해야 할 시기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취임 이후 정 대표는 안정적인 회사 운영에 주력하면서
'선택과 집중' 전략을 앞세워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는 체질 개선 작업을 이어갔다. 사업 통합 등을 통해 계열사는 올해 2월 기준 116개로, 1년 전 137개 대비 21개 줄였다.
'카카오표 상생'도 이어갔다.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는 사업이 대표적이다. 2022년부터 전국 전통 시장과 지역 상권을 방문해 1대 1 맞춤 디지털 교육을 진행하고 마케팅 활동을 지원해 왔다. 지난해에도 이 사업을 진행해 현재까지 총 212개 시장과 15개 상권, 상인 2800명에게 디지털 교육을 제공한 것으로 집계됐다. 카카오톡 채널 개설 등을 통해 카카오는 약 263억원 규모의 메시지 발송 비용을 지원했다.
정 대표 체제의 카카오는 메신저 카카오톡과 인공지능(AI)을 핵심 사업으로 규정하고 AI 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올렸다. '카나나'라는 브랜드 아래 초거대 언어모델(LLM)부터 고성능 경량 모델까지, AI 모델 라인업을 구성해 공개했다. 대화형 AI 서비스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전략적 동맹을 택하며 'AI 후발주자' 꼬리표 떼기에 나섰다. 올해로 15주년을 맞은 카카오톡에도 AI를 접목한 기능과 서비스를 선보여 '국민 메신저'로 통하는 카카오톡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그룹 아우르는 리더십 시험대⋯AI 사업 경쟁력 입증, 주가 부양 과제
그룹 쇄신과 신뢰 회복을 위해 복귀했던 김범수 창업자가 1년 4개월 만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카카오부터 계열사까지 그룹을 아우르는 정 대표의 리더십도 시험대에 놓였다.
김범수 창업자가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CA협의체 공동 의장에서 사임하며 정신아 대표 단독 체제로 전환했다. 업계 관계자는 "2년차에 들어선 올해는 이전과 비교하면 적응 기간을 거쳤다고 판단되고 리더십 역량이나 경영 능력 등의 측면에서 성과를 비교할 수 있어 (경영진에)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카카오는 지난해(2024년)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4.2% 증가한 7조8717억원, 영업이익은 0.1% 감소한 4602억원을 기록했다. 'AI 서비스 대중화'를 목표로 미래 성장 동력으로 꼽은 AI 사업의 청사진을 제시한 가운데, 더 구체적이고 명확한 계획과 방향성 제시가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경진 가천대학교 법학과 교수는 "AI로의 방향 전환 설정은 잘 됐지만 독자적인 경쟁력을 갖추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며 "이미 있는 기술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업자를 넘어서 차별화를 꾀하고 AI를 통해 카카오 스스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주가 부양도 과제다. 정 대표 취임 당시인 지난해 3월말에는 5만4000원 수준이었던 카카오 주가는 최근 20% 가량 떨어진 4만3000원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정 대표는 책임 경영의 일환으로 지난해 5월부터 매년 두 차례에 걸쳐 각 1억원 규모의 카카오 주식을 장내 매입하고 있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1분기를 바닥으로 분기별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며 카카오톡 개편과 AI 서비스로 2분기부터 플랫폼 부문 성장을 전망한다"며 "중국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이 해제될 경우 SM엔터테인먼트(SM)를 비롯한 콘텐츠 부문 실적 개선도 기대되며 하반기부터 외형과 함께 수익성 개선까지 빠르게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유림 기자(2yclev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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