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찜솥 같은 환경에서도 1000시간을 버틸 수 있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가 나왔다. 전지에 보호 필름을 입혔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탄소중립대학원 김동석 교수팀은 경상국립대 이태경 교수팀과 태양전지에 보호 필름을 입혀 고온 공정을 버티는 내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개발했다.
이 전지는 25.56%의 높은 초기효율을 보였다. 85℃, 85% 상대습도에서 1000시간을 작동한 뒤에도 초기효율의 85% 이상을 유지했다.
![에틸렌 카보네이트를 첨가해 만든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셀과 모듈의 광전변환 효율. 에틸렌 카보네이트를 쓴 전지는(target) tBP를 쓴 전지(control)보다 광전변환 효율(PCE)이 뛰어났다. [사진=UNIST]](https://image.inews24.com/v1/10a1e7b4d96343.jpg)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상용 실리콘 전지보다 이론적으로 태양광을 전기로 전환하는 효율이 높고, 비용이 싼 차세대 전지다. 실험실 수준에서는 이미 27%의 효율을 기록했다.
실리콘 전지를 넘어선 이 전지가 상용화 단계에 이르지 못한 이유 중 하나는 내열성이다. 야외에서 장기간 작동하는 전지 특성상 전지를 수분, 산소로부터 보호하는 필름으로 감싸야 한다. 실리콘 전지와 달리 110℃까지 치솟는 공정 온도를 견디지 못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tBP(4-tert-Butylpyridine)대신 에틸렌 카보네이트(Ethylene Carbonate)라는 물질을 사용해 내열 페로브스카이트 전지를 만들었다. tBP는 태양전지 정공수송층 부분에 넣는 첨가제이다.
이 물질은 효율은 올리는데 정공수송층의 유리전이 온도를 80℃ 이하로 낮춰 전지가 고온을 견디지 못하게 한다. 유리전이는 정공수송층이 액체 상태에 가까워지는 현상이다.
에틸렌 카보네이트로 만든 전지는 25.56%의 광전변환 효율(PCE)을 기록했다. 이는 tBP를 쓰지 않는 전지 중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효율이다. 또 보호 필름을 입히는 봉지(encapsulation) 공정을 거쳤을 때도 효율 저하가 거의 없다.
봉지된 전지를 85℃, 85% 상대습도의 국제 표준조건에서 실험한 결과, 1000시간 후에도 21.7%의 효율을 유지하는 우수한 내구성을 보였다. 정공수송층의 유리전이 온도도 125℃까지 올라갔다.
이 전지는 100cm² 면적의 모듈로 제작됐을 때도 22.14%의 높은 효율을 보였다. 에틸렌 카보네이트가 tBP만큼 리튬비스마이드(LiTFSI) 도핑제를 균일하게 잘 녹일 수 있기 때문이다.
LiTFSI가 잘 도핑되면 정공수송층의 전하 전달 성능이 향상돼 전체 태양전지의 효율이 높아진다.
김동석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높은 효율을 유지하면서도 고온·고습 환경에서도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태양전지 정공수송층 시스템을 개발했다”며 “이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실용화를 위한 결정적 진전을 이룬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논문명: Damp-heat stable and efficient perovskite solar cells and mini-modules with tBP-free hole-transporting layer)는 친환경 에너지 분야 국제 학술지 에너지와 환경과학(Energy & Environmental Science)에 4월 7일자로 실렸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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