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유럽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서 차츰 벗어나며 차세대 전기차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신형 전기차를 대거 공개하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한 가운데 현대차그룹도 현지화 전략을 본격 가동했다.
![폭스바겐그룹 'IAA 모빌리티 2025' 전시 부스 전경. [사진=한국자동차기자협회]](https://image.inews24.com/v1/b679b86e47664e.jpg)
유럽 최대 모빌리티쇼인 'IAA 모빌리티 2025'가 9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개막했다. 세계 95개국 1000여 개 기업이 참가한 이번 전시회에는 완성차, 배터리, 전장,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 핵심 기술이 총출동했다.
특히 올해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앞다퉈 전략 신형 전동화 모델을 대거 공개하며 유럽 전기차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북미 시장이 보조금 축소 여파로 전기차 시장이 주춤한 가운데, 안정적인 수요와 잠재적 성장성을 겸비한 유럽이 전기차 시장에서 전략적 요충지로 부상하고 있다.
유럽 전기차 시장은 최근 장기간 지속됐던 캐즘을 극복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자토 다이내믹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유럽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증가한 119만3397대를 기록했다. 반기 기준으로 전기차 판매가 100만 대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럽연합(EU)이 올해부터 탄소 배출 규제를 본격 시행하는 가운데, 각국 장부가 보조금을 확대하며 전기차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독일 3사는 안방에서 열린 모터쇼에서 기선 제압에 나섰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최대 713㎞ 주행이 가능한 '디 올 뉴 GLC 위드 EQ 테크놀로지'를 세계 최초 공개했다. 아울러 CLA 전동화 라인업과 브랜드 첫 전기 왜건 '올-일렉트릭 CLA 슈팅브레이크'를 선보였다.
BMW는 차세대 전동화 플랫폼 '노이어 클라쎄(Neue Klasse)'를 적용한 첫 양산형 순수전기 스포츠 액티비티 차량(SAV) '뉴 iX3'를 공개했다. 원통형 셀을 적용한 새로운 고전압 배터리를 탑재해 805㎞ 주행거리를 확보했고, 차세대 사용자 경험(UX)을 제공하는 '파노라믹 아이드라이브(iDrive)로 차별화를 꾀했다.
폭스바겐그룹은 MEB+ 플랫폼 기반의 ID.크로스, ID.폴로 등 합리적 가격대의 도심형 전기차를 내세워 '대중 전동화' 전략을 강화했다. 폭스바겐그룹은 2030년까지 유럽 소형 전기차 시장이 약 4배 성장할 것으로 보고, 보급형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 20%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중국 업체들의 공세도 거세다. BYD는 유럽 전략형 전기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샤오펑(Xpeng)은 자율주행 기능을 강화한 프리미엄 전기 SUV를 공개하며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을 선보였다.
![폭스바겐그룹 'IAA 모빌리티 2025' 전시 부스 전경. [사진=한국자동차기자협회]](https://image.inews24.com/v1/55c14ddfe95fa2.jpg)
현대차그룹은 4년 만에 IAA에 복귀하며 유럽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최근 판매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유럽 시장에서 보급형 전기차를 앞세워 점유율을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 현대차의 유럽 전기차 판매량은 3만7819대로 전년 대비 35.8% 증가했다. 특히 소형 전기차 판매가 늘었다. 현대차 인스터는 올해 7월까지 1만5161대가 팔리며 코나 일렉트릭(1만6378대)에 이어 현대차 전기차 모델 중 두번째로 많이 팔렸다. 기아도 올 상반기 유럽 전기차 판매는 5만3728대로 전년 동기 대비 55.1% 늘었다. 특히 EV3의 올해 7월까지 누적 유럽 판매량은 3만9334대로, 기아의 유럽 시장 전체 전기차 판매의 약 64%에 달할 정도로 흥행에 성공했다.
현대차는 IAA에서 아이오닉 브랜드 최초의 소형 전기차 콘셉트 '콘셉트 쓰리(Concept THREE)'를 공개했다. 콘셉트 쓰리는 차별화된 소형 EV를 통해 아이오닉 라인업을 소형 차급까지 확장하겠다는 현대차의 비전을 담은 모델이다.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의 전환 속도가 빠르고 해치백 차량에 대한 수요가 큰 유럽 시장에서 이번 콘셉트카를 최초 공개함으로써 아이오닉 브랜드의 위상을 높인다는 목표다.
'콘셉트 쓰리'는 공기역학적 ‘에어로 해치’ 디자인과 스틸 소재의 자연스러운 탄성을 살리고 본연의 강인함과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아트 오브 스틸' 디자인 언어를 적용해 실용성과 감성을 모두 잡았다. 특히 유럽 도로 환경과 소비자 취향을 반영해 개발 초기부터 현대차 유럽기술센터가 참여했고, 개발·생산·판매 전 과정을 유럽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이외에도 캐스퍼 콘셉트카 인스터 로이드와 고성능 아이오닉 6 N, 코나 일렉트릭 등 7종의 전기차를 선보였다.
기아는 소형 콘셉트카 EV2, EV4, 목적기반모빌리티(PBV) PV5를 공개하는 등 전기차 7총을 전시하며 세그먼트별 전동화 라인업을 선보였다. 특히 유럽 시장 맞춤형 모델로 전동화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에 나선다. 기아의 EV 브랜드로 선보이는 소형 SUV 콘셉트 'EV2'는 내년 유럽에서 양산할 계획이다.
자비에르 마르티넷 현대차 유럽권역본부장 겸 제네시스 유럽법인장은 "전기차는 현대차에 가장 기본적인 차종이고, 아이오닉은 유럽에서 현대차의 입지 강화에 큰 역할을 한다"며 "2027년까지 현대차 모든 모델에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전동화 옵션을 제공해 시장점유율을 더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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