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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이야기' 파문, 온라인 게임업계에도 '먹구름'


 

'바다이야기'로 촉발된 사행성 게임 파문이 온라인 게임 산업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불법 게임장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자 이를 피해 온라인 사이트를 통한 불법 영업이 급증하고 있고 사행성 논란이 웹보드 게임으로 옮겨오면서 온라인 게임 업계에도 그 파장이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사행성 이외에도 중독성, 폭력성 등 게임을 통한 부작용과 그에 대한 인식이 재고되면서 게임 몰입을 방지하는 장치 마련을 법제화하고 규제 및 심의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제기되고 있다.

아이템 거래 양성화를 위한 법제화 논의도 전면 중단되고 PC·온라인 게임 이용의 '산실'이었던 PC방 영업이 등록제로 전환되는 등 여러 면에서 파장이 미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바다이야기' 파문, 온라인에서 '2라운드'

아케이드 게임장과 함께 사행성 파문을 촉발시켰던 성인 PC방이 단속의 철퇴를 맞으면서 온라인 도박 사이트가 급증하고 있다.

게임산업협회 최승훈 정책국장은 "현재 자체 모니터링 결과 120여개에 달하는 온라인 도박사이트가 영업중인 것을 파악한 상태"라며 "이들의 불법영업은 모두 사행행위 규제 및 처벌에 관한 특례법(이하 사특법)과 형법에 저촉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권장희 놀이미디어센터 소장은 "게임장과 PC방을 통해 사행영업을 하던 이들이 온라인으로 옮겨가는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라며 "'바다이야기' 파문보다 더욱 심각한 해악이 온라인을 통해 퍼질것은 자명하다"고 전했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게임포털 사업자들이 서비스하는 웹보드 게임도 기본적으로 고스톱, 포커 등 도박을 소재로 하고 있다"며 "현금으로 게임머니를 사서 이용하고 그 결과물이 사실상 그대로 현금화 돼 왔다는 점에서 문제가 적지 않다"고 밝혔다.

웹보드 게임 '도마'에 올라

웹보드 게임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는 주요 사업자는 NHN과 네오위즈, CJ인터넷 등 3사. 이들은 전체 매출의 상당 부분을 웹보드 게임을 통해 벌어들이고 있다.

올해 2분기 실적을 기준으로 네오위즈는 전체 294억원의 매출 중 웹보드 게임 매출이 126억원에 달한다. CJ인터넷은 229억원중 133억원을 웹보드 게임을 통해 벌어들였다. 285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NHN의 경우, 웹보드 게임 매출의 비중이 양사에 비해 더욱 높다.

게임산업협회에 따르면 현재 웹보드 게임의 게임머니를 환전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영업을 하는 '머니상'들은 172개에 달한다.

최승훈 국장은 "현재 이들 업자들에게 사특법과 형법에 저촉되는 한편 게임포털사업자들의 업무방해에 해당한다는 점을 내용증명을 통해 통보한 상태"라며 이중 145개 업자들이 영업을 중지한 상태이며 나머지 27개 업자들은 그대로 영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화관광부와 협회는 이들 업주들을 지난 8월, 서울시경에 고발한데 이어 금주 중 사이버테러대응센터를 통해 재차 고발할 예정이다.

게임산업협회는 현재 아이템베이를 비롯한 7개 아이템 중계 사이트와 업무협약을 체결, 웹보드 게임의 게임머니 거래를 중지시킨 상태다.

최 국장은 "웹보드 게임이 청소년들에게 제공된다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며 소일거리로 즐기는 경우가 절대 다수"라며 "합법적인 시스템을 악용하는 일부 업자들을 규제하기 위해 사업자들의 적법한 서비스를 원천 봉쇄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네오위즈 허은경 팀장은 "웹보드 게임은 다양한 종류의 게임을 서비스해 이용자들에게 전달하는 '창구' 역할을 하는 게임포털 사업자들의 수익원이 되는 '지지대' 역할을 해왔다"면서 "충전한도를 일정 수준 이하로 규제하는 방식이라면 몰라도 서비스의 전면 금지와 같은 극단적인 규제가 이뤄지진 않기를 바란다"고 견해를 밝혔다.

반면, 웹보드 게임 머니의 현금거래가 근절되기 어렵다는 점을 들어 강력한 단속과 대책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있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아이템베이 등 거래 사이트가 생기기 전에도 개별 이용자들 사이에서 거래가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의 근절은 쉽게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며 "일부 사이트에서 거래가 중지된다 하더라도 또 다른 곳으로 몰려가고 음성적인 형태로 거래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차제에 도박을 소재로 한 웹보드 게임 서비스에 대한 전면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이템 현금거래 양성화 논의 '올스톱'

1조원 규모에 달하는 아이템 거래를 양성화, 법제화 하려는 논의도 전면 중단됐다.

아이템 거래를 양성화하는 방향으로 법제화를 추진하던 열린우리당 정성호 의원 측은 "바다이야기 파문으로 인해 양성화 관련 입법을 추진할 만한 상황이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입법 준비는 당분간 추진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별도의 팀을 구성해 아이템 거래 양성화 여부를 검토하던 문화부도 이의 논의를 중지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열린우리당 이경숙 의원은 최근 "아이템 현금 거래를 금지시키는 방향으로 법제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영만 게임산업협회 회장은 "사행성 게임과는 달리 아이템 현거래의 경우 아직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법제화 또한 요원한 상태"라고 전제한 후 "그동안 개별 사업자들은 약관을 통해 이를 엄격히 금지해왔으나 최근 들어 업계에서 이에 대해 전향적으로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게임이 주는 부작용 규제 목소리 높아져

'바다이야기' 파문을 통해 '사행성'문제가 이슈가 된데 이어 '중독성' '폭력성'등의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한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 또한 높아지고 있다.

권장희 놀이미디어센터 소장은 "게임 자체가 줄 수 있는 '해악'에 대한 주의가 환기되고 있는 지금이 이를 규제하고 바로 잡아나갈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셧다운제도의 도입 등을 통해 게임 과몰입으로 인한 폐해를 줄여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이진오 사무처장도 "산업진흥과는 별개로 게임을 이용하는 청소년들의 보호도 중요하다"며 "심야 시간대에 게임 이용을 규제하거나 일정 시간 이상 연속 플레이할 경우 1시간 정도는 게임플레이를 중지하는 것과 같은 장치를 게임 시스템 내부에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최승훈 국장은 "국내 주요 게임기업들의 경우 게임 플레이 시간을 유저들에게 알림 창을 통해 공지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엔씨소프트의 경우 '리니지'의 주당 게임 사용시간을 학부모가 설정하고 월별 대금 결제 내역을 조회활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과몰입으로 인한 중독과 폐해의 예방 등에는 업계도 동의하는 부분이나 이를 법제화 하는 것은 여러 면에서 무리가 따르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최국장은 "'바다이야기' 파문은 게임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극대화하는 부작용을 끼쳤다"면서도 "사행성 문제 뿐 아니라 아이템 현금거래 양성화 여부, 게임 과몰입 방지를 위한 업계의 노력과 책임 등에 대한 논의를 좀 더 구체화하는 방향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업계와 협회 차원에서 각 현안에 대한 합의를 도출해 나가도록 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서정근기자 antila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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