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18일(한국시간) 미 의회 상·하원 지도부 인사들과 잇따라 간담회를 갖고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에 협력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워싱턴 의회의사당에서 열린 낸시 펠로시 의장 등 하원 지도부와의 간담회에서 "한미FTA가 양국의 공동이익을 증진함과 동시에 한미관계 발전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 뒤 "미 의회가 여야를 초월해 지원해 달라"며 조속한 비준을 당부했다고 배석한 정부 관계자가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올 초 미 의회가 '당선축하 결의안'을 채택한 데 대해 감사한다"면서 "한미 동맹관계를 한 단계 더 격상시키기 위해 계속 지지해 달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미국은 우리의 유일한 동맹국이자 자유, 민주주의, 인권 등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공동으로 추구하는 동반자"라면서 "양국이 신뢰기반을 확고히 하면서 공동의 가치와 전략적 이해 목표에 기초해 동맹을 창조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참석한 상원 의원들은 북핵 등 한반도 현안에 대해 관심을 표시했으며 일부 의원들은 황사를 비롯한 환경문제, 북한 정치범 수용소, 북한 식량난 등에 대해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미 의회 지도자 간담회와 관련, "한미 FTA에 대한 우리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설명하고 협력을 당부하는 게 가장 중요한 목적"이라며 "아울러 한미동맹에 대한 새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면서 양국관계의 분위기 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9일 밤(한국시간)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현안을 논의한다.
한미 정상은 이번 회담을 통해 미래의 동맹관계에 대한 비전을 정립하고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 북핵사태 해결 및 대북공조, 환경·기후·에너지 문제, 국제 무대 협력, 동아시아 평화체제 정착 방안 등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대통령은 앞선 정권 10년간 소원했던 한미 관계를 복원하고 21세기 전략적 동맹관계를 구축하는 데 적극 나서기로 해 그 결과가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또 한미 FTA 조기 비준과 연내 한국의 비자 면제 프로그램 가입 등을 요청할 방침인 반면, 부시 대통령은 한국군의 아프가니스탄 파병과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상향조정,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확대 참여 등을 거론할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져 조정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 내외는 18일 오후 헬기를 타고 캠프 데이비드로 이동, 부시 대통령 부부 주최 만찬에 참석한 뒤 한미정상회담 및 정상 오찬을 통해 양국간 현안을 논의하고 그 결과를 공동 언론회동을 통해 발표한다.
이 대통령이 취임 후 첫 방문국으로 미국을 선택하고 미국이 한국 대통령으로는 사상 처음 이 대통령을 캠프 데이비드로 초청한 것은 이번 회담에 거는 양국의 기대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정상회담에는 양 정상 뿐 아니라 경제와 국방 분야 보좌진들이 배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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