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억달러에 썬마이크로시스템즈를 인수한 오라클은 정보기술(IT) 업계에서 가장 왕성한 인수합병(M&A) 식욕을 자랑하는 업체다.
그 동안 오라클이 인수한 업체들은 주로 기업용 소프트웨어 및 솔루션·서비스 업체들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인수한 썬은 하드웨어도 공급하는 업체라는 게 이례적이다.
애플리케이션 뿐 아니라 하드웨어 및 칩, 운영체제 영역까지 침투해 기업 IT 시장의 모든 영역을 거느리겠다는 야욕을 드러낸 것이다.
이번 썬 인수는 74억 달러 규모로, 그동안 오라클이 거행해온 피플소프트, BEA, 시벨시스템즈 등의 인수와 함께 오라클 내 빅딜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기업용 솔루션 영역 전방위로 확대해와
오라클은 2005년 피플소프트를 103억 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오라클은 당시 피플소프트 인수로 반독점 논란에 휩싸이는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인수를 단행했다.
피플소프트 인수를 통해 전사적자원관리(ERP) 영역을 보강, 이 시장 강자이자 최대의 경쟁사인 SAP와 겨눌만한 경쟁력을 갖춘다는 게 오라클의 전략이었다.
하지만 피플소프트 인수 후에도 여전히 고객관계관리(CRM) 부문 등에서는 취약해 SAP의 맞수가 되기에는 부족하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이에 오라클은 2006년 1월에 58억 5천만 달러에 시벨을 인수, CRM 부문을 강화하는 동시에 340만 명에 달하는 시벨의 고객들을 흡수했다.
이어 2008년에는 85억 달러에 BEA를 인수했다. 이를 통해 오라클은 미들웨어 제품군을 BEA 중심으로 개편하며 퓨전 미들웨어의 핵심 인프라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기업의 핵심 시스템에 해당하는 트랙잭션 프로세서 모니터인 '턱시도' 및 웹 애플리케이션 서버 '웹로직'을 보유한 업체인 BEA를 인수하면서 오라클은 다시한번 기업 IT 시장의 영역을 확장할 수 있었다.
그 외 오라클이 2005년 이래 인수한 IT 업체는 기업 성능관리 소프트웨어 업체 하이페리온솔루션즈, 제품 생산주기 관리 소프트웨어 업체 애자일 등 50여 사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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