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직전에 몰린 것으로 여겨졌던 메인프레임이 오히려 잘 팔리고 있어 주목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사실상 유일하게 메인프레임 영업을 하고 있는 한국IBM이 지난 해 대비 50%에 가까운 매출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IBM이 잠정집계한 상반기 매출에 따르면 최악의 불경기로 매출이 급감한 타 업체와 달리 IBM의 메인프레임은 눈부신 실적 성장을 이뤄냈다.
하드웨어와 메인프레임 관련 서비스 등을 합산해 지난해 상반기 약 200억원 규모였던 메인프레임 관련 매출이 올 상반기에는 300억원 가까이 성장한 것.
한국IBM 메인프레임 사업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2분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액 기준으로 전년 대비 30~40% 정도의 성장을 이뤘고 직전 분기인 1분기에 비해서도 36% 가량 매출이 상승했다"고 확인했다.
◆국민은행-IBK 등 금융권 증설 잇따라
x86 서버 및 유닉스 서버 등이 최악의 매출 하강 곡선을 그린 이 시기에 메인프레임 매출이 이처럼 늘어난 것은 국민은행 등을 비롯한 금융권의 메인프레임 증설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한국IBM은 지난해 하반기 국민은행 차세대 시스템에 메인프레임을 공급허 계약을 체결하면서 1분기부터 매출이 치솟기 시작했다.
국민은행에 한국IBM이 공급한 메인프레임 물량은 대수로만 약 20여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메인프레임 단위인 'MIPS'로는 더 많은 수치다.
기업은행 역시 그동안 사용하던 메인프레임 용량을 늘렸으며 타 메인프레임 사용 기업들도 각각 사용량을 증설하면서 매출 상승을 이끌었다.
특히 올해 안에 메인프레임을 유닉스로 교체할 것으로 알려진 주요 기업들이 유닉스 교체 대신 오히려 메인프레임을 증설하고 나선 점이 눈길을 끈다.
업계에서 '1년 안에 메인프레임을 교체할 것'로 알려졌던 해상보헙 업체 H사나 H 카드사 등이 오히려 지난 5월 메인프레임 용량을 증설했다.
한국IBM은 내부적으로 "교체 고객을 방어하는 데 성공했다"며 고무돼 있는 상황.
다만, 지난 해 메인프레임을 유닉스로 교체한 농협과 한국증권거래소 역시 1년여에 걸친 차세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그 사이 늘어난 트랜잭션을 감당하기 위해 일부 메인프레임 증설을 진행한 사례가 있어 H해상과 H카드사의 유닉스 교체 계획이 무위로 돌아갔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
◆"메인프레임, 안쓰던 고객이 새로 사야 가치 입증"
한국IBM은 50% 매출 상승이라는 고무적인 성과에도 불구, 아직까지 메인프레임 신규고객 확보라는 숙제는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가트너코리아에 따르면 최근 8년 사이 한국IBM은 메인프레임 신규 도입 고객을 전혀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신규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IBM이 주장하는 데로 뛰어난 안정성과 성능 외에도 최근 강조되고 있는 그린데이터센터를 구성하기 위한 저전력, 공간효율성 등에 최적화된 플랫폼이며 이로 인한 TCO 절감에도 가장 효과적인 제품이라는 것을 기업들이 인정했다는 증거이기 때문.
하지만 현재 메인프레임을 사용하고 있는 기업들이 단순히 '증설'하는 것으로는 IBM의 이같은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업계의 평이다.
한국IBM 측은 이에 대해 "끊임없이 다운사이징(교체)에 대한 요구를 받고 있는 기업들이 오히려 메인프레임을 증설하고 나선 것은 현재 사용하는 플랫폼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증빙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와 함께 회사측은 "올 해 안에 의미있는 고객을 확보하는 데도 가시적인 성과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신규 고객 확보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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